홈팀 파르티잔의 체육관 관리 및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카타리나(Katarina)와 함께. 그녀는 세르비아 배구리그에 대해 설명해줬는데 아주 친절했다.
세르비아 배구리그 중 어떤 경기를 볼지 고민하다 베오그라드에서 펼쳐지는 한 경기가 있어 그걸 보기로 정했다. 당시 승점이 비슷한 남자리그 3위([파르티잔-베오그라드 PARTIZAN-Beograd] 홈팀)와 4위([밀라디 래드닉-파즈알백 MLADI RADNIK-Pozarevac] 어웨이팀)가 맞붙는 경기였기 때문에 박진감도 있을 것이라 예상됐다.
체육관은 숙소에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니 넉넉하게 도착했다. 가는 도중 문득 남미에서 취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미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무조건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몸과 마음이 편한 것이 물론 좋지만, 때론 힘들었던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유럽의 편안함 속에 남미를 그리워하겠지. 그리고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아쉬움도 느껴졌다. 잡을 수 없다면 방법은 하나뿐. ‘매 순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체육관 외부 모습(좌)과 입구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
열악한 시설과 낮은 경기력
경기장 외부는 다른 곳과 비슷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다소 열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체육관은 크지 않았고 바닥도 나무로 된 바닥재였다. 특히 팬들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휑하다’라는 생각이 더욱 크게 들었다.
이날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지만 다른 국가 리그에 비해서는 조금 경기력이 뒤처졌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높아 보이지 않았고 냉정하게 ‘한국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만한 선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아 보니 대부분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해외리그에서 뛴다고 했다.
1, 2세트는 홈팀인 파르티잔이 내리 따내며 손쉽게 승리를 챙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3, 4세트를 밀라디 래드닉이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도 막상막하로 경기가 이어졌지만 밀라디 래드닉의 선수 한 명이 발목이 돌아가며 사기가 꺾였다. 그 틈을 타 밀어붙인 파르티잔이 결국 승리했다.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 비디오 판독이 없어서 애매한 판정이 나왔을 때 심판(주심, 부심, 선심)들이 모두 모여 합의 판정으로 결정을 내렸는데 선수들의 항의가 심했다. 필자가 봐도 조금은 이상한(?) 판정이 나올 때도 있었고, 번복된 경우도 있었다. 비디오 판독이 이제는 현대 스포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경기를 펼치고 있는 양 팀의 모습(좌)과 이를 '조용히' 지켜보는 팬들.
반응 없는 관객은 신선한 충격
그리고 팬들이 많이 없어서 휑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있지만 팬들 모두가 응원을 아예 하질 않았다. 조용히 박수만 칠 뿐 정말 홈 팬인지 어웨이 팬인지 구분이 되질 않을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코트장 바깥에 있는 후보 선수들의 응원소리만 크게 들렸다. ‘이런 응원 문화도 있구나’라는 신선한 충격이 들었다.
물론 나쁘게 보면 무반응으로 보이지만 또 반대로 좋게 생각하면 ‘품위 있는(?)’ 응원문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백보 양보해도 스포츠는 역시 시끌벅적해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승리팀인 홈팀 파르티잔-베오그라드[PARTIZAN-Beograd] 로고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 속에 취재를 하나씩 이뤄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세르비아 배구리그 ‘슈퍼리가(Superliga)’
경기가 끝난 후 홈팀인 파르티잔 소속 여직원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직원이 대신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카타리나(Katarina)였고, 파르티잔의 체육관 관리 및 매니저를 맡고 있다고 했다. 딱 봐도 젊어 보였는데 맡은 직책이 꽤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역할이라 신뢰가 갔다. 그녀에게 세르비아 배구리그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세르비아 배구리그는 남자팀과 여자팀 모두 총 10팀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예선은 본인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 홈 앤 어웨이로 두 번씩 맞붙어 총 18경기를 치르죠. 8강부터는 토너먼트 진행되고요.”
카타리나에 따르면 외국인 선수가 의외로 많았다. 각 팀마다 외국인 선수는 총 3명씩 보유할 수 있고, 코트에 그 3명이 함께 뛰어도 됐다. 그리고 세르비아 남자리그에서 제일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는 1만 2,000유로(한화 1,600만 원 정도) 정도 된다고 한다.
1,600만 원 정도가 제일 높은 연봉이라니 확실히 낮은 수준으로 리그가 운영되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 국가들을 취재를 하면 할수록 한국배구의 환경이 좋은 편이라고 느껴진다.
■취재는 팬데믹이 선언되기 전 진행한 점 참고 바랍니다. 사정상 배포가 늦어진 점 양해 바랍니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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