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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고기 맛인데” 고기라고 부르지 마라?…때 아닌 가짜 논란 [지구, 뭐래?]
[123rf]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가짜 딱지(imitagion label)를 붙여라”

지난 1월 30일 마크 아포드 미국 하원 의원은 이른바 ‘공정 라벨법’을 발의했다. 식물성 원료거나 실험실에서 만든 대체육에 ‘가짜 고기(imitation meat)’라고 표기하라는 내용이다.

주 단위로 보면 가짜 고기 논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마크 아포드 의원의 지역구인 미주리를 비롯한 미국 16개 주에서는 이미 ‘고기’ 상표에 관련한 법이 이미 통과됐다. 이 주들의 면면을 보면 앨라배마, 아칸소, 캔자스 등 농장이 많은 주들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미국산 소고기 [블로그 캡처]

가짜 고기 딱지를 붙이려는 의도는 명확하다. 진짜 고기를 생산하는 축산업 종사자들에게 대체육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크 알포드 의원은 “전국의 농부와 목장주들은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영양가 있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한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름을 가진 대체 고기들이 계속 등장하니 가짜 고기와 진짜 고기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가짜 고기가 축산업에는 방해꾼일 수 있지만, 지구 입장에서는 반가운 신산업이다. 축산업은 주요 탄소 배출원 중 하나라서다.

소 등 가축의 트림이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 고기를 운송하는 데 나오는 메탄을 다 합치면 인간이 배출하는 메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또한 가축을 기르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린피스가 공개한 식품 종류에 따라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르면 소고기, 양고기, 치즈와 같은 축산업과 낙농업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가장 많았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사료나 분뇨 처리 등의 개발, 육류 섭취를 줄이거나 채식을 지향하는 등 축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나오는 가운데 대체육이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배양육 스타트업 굿미트의 실험실 [AP]

다양한 대체육 중에서도 최근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건 실험실 고기, 배양육이다. 미국 테네시 주의 경우 판매가 아예 금지하고 위반 시 벌금을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3500만원)을 물리도록 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학교에서 배양육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도 제출되기도 했다.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증식시켜 만든 고기인 터라, 콩이나 버섯, 호박 등을 원료로 하는 식물성 고기와 비교해 맛과 향, 식감 등이 진짜 고기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맛은 비슷하지만 기존 고기 생산 방식에 비해 배양육이 토지 사용량을 99%, 가스 배출량은 96%, 에너지 소비량은 45%까지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체육 시장도 식물성 고기에서 실험실 고기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글로벌 육류 소비 비중이 2025년 일반육 90%, 식물성 대체육 10%에서 2040년 기존 육류 40%, 식물성 대체육 25%, 배양육 35%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양육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2020년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배양육이 판매된 이후 미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도 배양육 판매를 허용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우리 밥상에서도 곧 배양육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달 22일 세포 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해 생산된 원료를 식품으로 인정하는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개정해 고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세포배양식품원료를 식품원료로 인정신청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신기술 적용 식품의 철저한 안전성 확보는 물론 식품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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