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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목일 행사라고? 3월인데?” 달력 다시 보게 하는 이 사진…왜 이래? [지구, 뭐래?]
함양군은 지난 7일 경상남도에서 주최하는 ‘2024년 봄철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했다 [함양군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식목일은 아직 한 달 남았는데?”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식목일은 빨간 날이었다. 어린 나무가 자라기 가장 좋은 계절 단 하루만이라도 나무를 심어보고, 직접 심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일상을 쾌적하게 해주는 풀과 나무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그러나 최근의 식목일은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나무조차 심기 어려운 날이 됐다. 기후변화로 나무를 심기에 너무 따뜻해져서다.

제79회 식목일을 앞두고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논오름 일대에서 지역주민과 임업종사자, 공무원 등이 상록교목인 황칠나무를 심고 있다. [연합]

실제 전국에서는 이미 나무심기 행사가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

이르게는 2월 말께부터 나무를 심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전남 신안군 장산도에서는 소나무와 은목서 등 2400여 그루를 심는 나무심기 행사가 진행됐다.

사실 이 섬은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따뜻한 섬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2월 말께 나무 심기 행사가 진행됐다.

제주 서귀포시에서도 지난 7일 황칠나무 500그루 심는 행사가 열렸다. 경남도 같은 날 봄철 나무 심는 시기가 왔음을 전 도민에게 알리고 나무 심는 분위기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함양군 서상면 일대에91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남부 지방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대구 달서구청도 9일 와룡산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열었고, 서울 영등포구도 오는 13일 안양천 일대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한다.

제79회 식목일을 앞두고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논오름 일대에서 지역주민과 임업종사자, 공무원 등이 상록교목인 황칠나무를 심고 있다. [연합]

식목일은 79회째, 식목일보다 한 달 가량 앞서 나무심기 행사가 열리는 건 평균 기온이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에는 4월 초 평균온도가 7.6도 였으나 최근의 4월 초 평균 온도는 약 10.2도다. 불과 80년 새 평균 기온이 3도 가량 올랐다.

이미 봄이 온 4월에 나무를 심으면 양분 공급이 되지 않아 3월에 심어야 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오래다.

산림청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심기 기간을 3월 중으로 앞당겨 식목일 날짜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거론되는 날짜는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이나 그 전날이다.

2023년 열린 나무심기 행사 모습 [영등포구 제공]

시민들도 나무 심기에는 4월이 다소 늦어졌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환경단체 서울환경연합이 15년째 3월 마지막 토요일에 ‘온난화 식목일’를 개최하고 있는데,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3~4일 만에 마감됐다. 올해 약 170명이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일년에 하루 만큼은 나무를 가꾸고 돌보면서 돌아보자는 식목일의 취지를 고려하면 나무가 좀 더 잘 자랄 수 있는 3월 말로 식목일을 옮기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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