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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가스 등 연료물가 32%↑…외환위기이후 24년9개월만에 최고
에너지가격 급등 여파…이탈리아 106.9%↑·영국 89%↑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난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년 새 30% 넘게 상승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월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탈리아 전기요금은 100%이상 올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한겨울을 맞는 1월 에너지 물가 부담이 1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요금이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작년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작년 10∼12월과 같은 34.0%였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양상이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인상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민 연료' 등유는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난달 강력 한파가 닥쳤던 만큼, 서민들의 실제 연료비 물가 부담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전기요금은 크게 뛰었다. 한국전력 등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월~2022년 6월 전기요금 인상률은 영국이 89%, 스페인이 45%, 프랑스가 25.6%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106.9%나 치솟았다.

먹거리 물가인 식료품·비주류음료의 한 달 상승률이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체감 물가는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작년 7월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를 정점으로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먹거리 등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한 달 새 1.7%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2월(2.2%)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이상 한파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가공식품도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8% 올라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는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기여도가 0.27%포인트로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 가운데 가장 컸다.

향후에도 필수 생계비로 꼽히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돼 체감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소상공인 등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의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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