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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디 올 뉴 코나]한계를 뛰어넘은 공간, 마음에 쏙…디자인·가성비도 ‘룰 브레이커’
저속·시내에선 정숙하고 편안…고속에선 아쉬워
가격 인상됐지만 만족…20·30 첫차 좋은 선택지
디 올 뉴 코나.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누구에게나 첫차는 ‘좋은 추억’을 주는 동시에 ‘아픈 기억’을 남긴다. 초보 운전자의 미숙함이 크고 작은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작은 모델을 첫차로 추천하는 이유다. 작은 상처가 나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고, 체구가 작아 좁은 골목길도 쉽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일장일단이다. 첫차를 오래 보유하기엔 한계가 있다. 운전이 능숙할 때가 되면 제한적인 공간과 성능에서 아쉬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디 올 뉴 코나(2세대 코나)’는 이런 아쉬움을 조금 더 덜어냈다. 먼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공간’을 한 단계 더 키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145㎜, 60㎜ 늘어난 4350㎜, 2660㎜다. 레그룸과 숄더룸도 국내에서 판매 중인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넓다. 적재공간도 이전 모델보다 약 30% 이상 확장해 723ℓ에 달한다. 동급 최고 수준이다. 준중형 SUV로 분류되는 폭스바겐 티록이나 혼다 HR-V와 같은 크기다.

2세대 코나의 애칭은 ‘룰 브레이커(Rule Breaker)’다. 현대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목표 판매량은 3만7000대다. 1세대 코나가 연간 1만5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애칭만큼 소형 SUV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포부가 느껴진다.

2세대 코나를 타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주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80㎞를 주행했다. 지난달 현대차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해당 모델을 공개한 후 이뤄진 시승행사를 통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크기를 키우는 데 주력한 모델이니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크기에선 아쉬움이 없었다. 기대보다 넓었다. 실내에 들어서자 넉넉한 운전석 레그룸이 돋보였다. 다른 소형 SUV를 탔을 때 느끼지 못한 여유로움이었다. 세단에서 느끼기 어려운 높은 시야가 안정감을 줬다. 시트 포지션 역시 초보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뒷좌석 공간도 부족하지 않았다. 앉은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넉넉하다고 느껴졌다.

제네시스 GV60가 떠오르는 정갈한 조작부도 마음에 들었다. 클러스터에서 중앙 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일체감이 훌륭했다. 공조부는 깔끔하게 아래로 배치했다. 현대차의 어떤 모델보다 잘 정돈된 모습이다. 물리 버튼의 구분감은 뚜렷했으며, ‘싼 느낌’이 없었다. 중앙 하단에 마련한 공간의 쓰임도 좋아 보였다.

엔진을 깨우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었다. 차는 지하 4층에서 지상까지 부담 없이 올라갔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실내로 엔진음이 다소 유입됐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시승 모델인 가솔린 1.6 터보 모델에는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다양한 현대차 모델에서 인정받은 만큼 변속 타이밍과 동력 전달 능력엔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엔진 제원은 최고출력이 198마력, 최대토크가 27.0kgf·m다. 순간 가속부터 고속 주행에도 적당했다.

디 올 뉴 코나 실내. [현대차 제공]

크기를 키웠지만, 승차감은 이전 모델보다 개선됐다. 특히 일반적인 도심 주행 속도인 시속 80㎞에서 최고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벼운 무게 탓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출렁임이 있었지만, 엔진의 출력과 맞물려 일상 주행에선 경쾌함이 앞섰다. 중속 구간에서는 세단 수준의 정숙함도 발군이었다.

아쉬움은 고속 구간에서 느껴졌다. 차는 여전히 떨림 없이 도로를 차분하게 달렸지만, A필러를 때리는 풍절음이 주행에 다소 방해가 될 정도로 유입됐다. 바퀴가 빠르게 구르면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도 커졌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접근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주행 부문에서 소형 SUV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했다.

주행을 마치고 클러스터에 표시된 연비는 9.5㎞/ℓ였다. 스포츠 모드를 활용한 가속과 감속을 겸한 전반적인 성능 테스트에 집중했기 때문이었을까. 현대차가 밝힌 복합연비(13㎞/ℓ)보다 낮은 결과였다. 시승 구간이 더 길었다면, 정속 주행과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을 활용했다면 더 높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2세대 코나의 가격은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 2537만원부터 3097만원까지다. 같은 파워트레인 기준 1세대 모델보다 약 300만원 비싸다. 그러나 공간의 이점과 주행 성능을 따져보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넓은 준중형 SUV를 선택한다면 지출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주행 성능이 월등히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만큼 코나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최고 장점은 공간이다. 그만큼 활용도가 크다. 출퇴근 용도로 차를 활용하면서 이따금 야외 활동을 즐기는 20·30세대의 첫차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서비스는 덤이다. 다만 운전의 재미를 떠나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아름다운 곡선이 주는 미학과 현대차그룹의 정체성이 된 전면 램프 디자인이 주는 만족감을 느낀다면 ‘강추’한다.

[영상=윤병찬PD]
디 올 뉴 코나의 2열. 소형 SUV임에도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김성우 기자]
[영상=윤병찬PD]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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