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경찰관 근무시간 중 주차연습도 업무다”...왜?
온라인 커뮤니티 ‘주차연습 여경’ 조롱 게시물 확산
경찰 "운전은 필수 업무로 근무시간에 종종 교육"
출동 대기중인 지구대 순찰차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최근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찰관의 근무 시간 중 순찰차로 주차 연습을 한 것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무엇일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여성 경찰이 공원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주차 연습을 하는 사진과 함께 “근무 중 주차 연습도 시켜주고 여러분의 세금이 터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1000여개의 댓글 중에는 “어느 나라 경찰이 나랏돈으로 운전 연습을 하느냐”, “어떤 회사가 직원이 주차 못 한다고 외근 나가서 공원에서 주차 연습을 하느냐”는 등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사진 속 경찰관이 공교롭게 여성이라는 점을 공격하는 댓글도 상당수였다.

그렇다면 우선 일반 직장에서도 업무와 관련된 교육이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경찰서에서 이뤄지는 주차 연습과 같은 운전 교육이 ‘세금 낭비’라는 주장의 시비를 가리려면 운전이 경찰의 주요 업무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운전은 경찰의 필수 업무다.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사건·사고 현장에 출동하거나 수사를 위해 외근을 할 때 운전이 매우 빈번하다.

특히 지구대 근무 경찰은 운전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지구대에서 12시간 교대 근무를 할 때 통상 8시간 이상 차를 타고 순찰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보통 2인 1조로 순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하루에 4시간씩 운전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경찰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 요건으로 1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를 요구하는 이유다.

특히 순찰차에는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칸막이가 있어 일반 차량보다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탓에 면허가 있더라도 순찰차 운전에 숙련도가 필요하다.

교육생 운전교육 [중앙경찰학교 제공]

신임 경찰관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도 교육생이 입교하면 운전 교육은 필수다.

이곳에선 범죄 차량 추격, 운전 중 위험 상황 피하기, 차량 이동 중 무전 사용, 순찰차 방송 요령 등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주로 가르친다.

4개월의 교육 기간 중 운전 교육은 24시간 정도인데 면허시험 수준의 기본적인 운전 능력 확인 뒤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별도로 지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용 차량 부족으로 3∼4명(최근에는 코로나19로 2명)씩 한 차에 탑승해 교육을 받다 보니 교육생 개개인이 순찰차 운전을 연습할 기회가 충분하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경찰관이 근무 시간에 상관에게 필수 업무인 운전 교육을 받거나 연습한 것을 두고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순찰시 2인 1조로 움직인다고 해도 교대로 운전해야 하고 현장 출동이 잦은 경찰에게 운전은 매우 중요한 업무”라며 “바쁘지 않은 시간에 연습했다고 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해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긴급출동 등의 상황에 대비해 능숙하게 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운전면허가 있어도 운전이 미숙할 수 있는 만큼 근무시간이라 하더라도 출동에 지장이 없다는 전제하에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인터넷 게시물의 지적과 달리 경찰서에서 이뤄지는 운전 교육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운전이 미숙한 신입 경찰은 성별에 상관없이 상사나 동료에게 운전을 지도받기도 한다.

올해로 경찰 경력 4년 차인 20대 남성 A 순경은 “면허만 있지 운전을 잘 못 하는 남성 경찰도 있어서 순찰하는 시간에 종종 운전 지도를 받는다”며 “보통 2인 1조로 다니는 만큼 사수 선배에게 급한 신고가 없을 때는 짬을 내서(운전 지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30대 경찰관도 “신입 순경 시절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데 순찰차를 운전할 때마다 빨리, 정확히 가는데 어려움을 겪어 상사에게 자주 지도를 받았다”고 말했다.

pow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