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숯덩이가 된 대웅전…내장사 “입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뉴스종합| 2021-03-06 18:51
화재로 전소된 전북 정읍시 내장사의 대웅전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6일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 5일 오후 불이 나 전소된 전북 정읍시 내장사의 대웅전은 6일 날이 밝은 뒤 더욱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몇몇 기둥마저 밤사이 모두 무너져내려 대웅전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화재 현장에는 아름드리 기둥들이 시커멓게 탄 채 숯덩이가 돼 나뒹굴고 있었고 부처님을 모셨던 자리는 깨진 기와지붕과 검붉은 흙이 대신하고 있었다. 진화를 위해 뿌려진 물도 바닥 곳곳에 남아 진흙탕을 이루고 있었다.

건물터 여기저기에서는 아직도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메케한 냄새를 내뿜어 화재의 참상을 실감케 했다. 내장사는 이날 경찰 수사를 위해 출입을 통제한 탓에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적막감만 감돌았다.

현장을 찾은 한 관광객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그나마 주요 문화재가 소실되지는 않았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6시 37분께 전북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불꽃이 치솟고 있다. [연합]

내장사 측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내장사 관계자는 "부처님을 지키지 못했으니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특히 수행하는 스님이 불을 질렀으니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관계자는 "모두가 경황이 없고, 망연자실해있다"며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으니 조만간 대책회의를 여는 등 사건 수습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읍시도 종일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내장사를 비롯한 관련 기관과 협조해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복원 계획 등은 추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장사 대웅전은 전날 오후 6시 30분께 불이 나 전소됐으며 경찰은 불을 지른 혐의로 내장사 승려 A(5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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