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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내대표 100일] 주호영 ‘기조 대전환’ 與도 긴장했다…지지도는 상승, 실리는 아직
15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
‘장외 집회’ 대신 ‘원내 투쟁’
시작 순탄치 않았으나 ‘반전’
아직 가시밭길…실익 얻어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보수야당이 가지 않던 길을 가고 있다. 여당과의 협상에서 삭발·단식 등 강경책을 꺼내들지 않고, 상대방의 ‘독주’에도 장외집회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당장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때와 비교해도 확 달라진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의 이런 실험은 ‘보수진영이 달라졌다’는 말을 끌어내는 데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거여(巨與)를 상대하는 그의 앞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여권의 드라이브 공세에서 거듭 ‘실익’을 얻지 못한다면 결국 책임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빛 보는 ‘원내투쟁’=주 원내대표는 몇몇 강경파의 장외투쟁 요청에도 원내투쟁 방침을 고수했다. 합리적 대안정당으로 인식받기 위해서다. 현 시점에서 그의 시도는 대체로 긍정적 평을 받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통합당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뛰어 넘기도 했다.

한 통합당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판을 깔지 않고 거리로 나섰다면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 원내대표가 과거 강경 일변도의 옛 원내 지도부와는 전혀 다른 대응을 하고 있어 전략을 짜는 데 혼선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합당의 옛 지도부는 행보를 예측하기 쉬웠다”며 “주 원내대표의 전략은 우리가 봐도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 성과가 점점 괜찮게 나타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지난 6월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

▶폭풍 속 참고, 견디고=현 상황과 달리, 주 원내대표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주 원내대표가 지금의 분위기를 이끄는 데 성공한 것은 5선의 노련함은 물론, 그가 100일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겪으면서 쌓은 내공에 따른 결과라는 말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원 구성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를 놓고 기싸움을 했다. 그는 수차례 협상 끝 수적 열세에 밀려 법사위원장을 넘겨줬고, 당내 여론에 따라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모두 내려놨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지겠다며 원내대표직 사의 뜻을 밝힌 후 열흘 간 전국 사찰에서 칩거 생활도 했다. 주 원내대표 체제의 통합당은 부동산 관련 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통과도 막지 못했다.

통합당의 중진 의원은 “주 원내대표에겐 하루가 열흘 같았을 것”이라며 “그가 강경 행보를 참고 인내한 결실이 지금 빛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실리도 챙길 때”=정치권 인사들은 주 원내대표의 과제를 ‘실리 챙기기’와 ‘존재감 향상’으로 꼽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명분은 얻었으나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며 “상임위원장 0석 등의 결과는 앞으로 더 뼈아픈 결과를 이끌 수 있다. 이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챙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전 원내대표들과 비교해선 존재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투쟁 아닌 메시지로 국민 마음을 흔들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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