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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노 날씨] 장마철인데…수도권에는 ‘호우 실종 사건’
정체전선 남쪽에 길게 위치…일본은 ‘특별호우경보’
이르면 10일·늦으면 14일이면 수도권에도 장맛비
제주 지방에 비가 내린 지난 7일 오후 제주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남생이못에 노랑어리연꽃이 피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 여름은 2~3일 단위로 장마와 더위가 오락가락하는 ‘이우삼열(二雨三熱·본지 6월 26일 19면 참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 신조어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이우삼열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달 들어 수도권에는 장맛비다운 시원한 비가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임에도 수도권에는 호우가 실종된 셈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서울(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에는 4일 단 하루만 1㎜안팎의 비가 내렸다. 수도권 주요 관측소로 눈을 돌려봐도 인천(중구 인천기상대 기준)에는 3~4일 0.5~0.8㎜의 비가 흩날렸을 뿐이다. 경기 수원(수도권기상청 기준)에서도 1㎜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날은 역시 4일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에 접어들었지만 수도권 부근에서는 상층의 찬 공기에 하층의 일사(햇빛)나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한여름처럼 일시적인 대기 불안정에 따라 소나기만 내리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원한 장맛비가 실종된 이유는 정체전선이 평년보다 남쪽에 치우쳐 중국 상하이(上海), 제주도 남쪽 해상, 일본 열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근에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내려와 길게 유지되면서 정체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전선 부근으로 기온 차가 큰 공기들이 좁게 압축하면서 비구름이 발달한 것이다.

이 비구름은 북태평양 기단과 우리나라 부근의 찬공기 간 힘의 균형에 따라 남북 움직임이 작다. 이에 따라 중국 남부, 제주도 남쪽 해상, 일본열도로 길게 대량의 폭우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비구름의 ‘통로’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는 제주도는 유달리 장맛비가 잦으며, 장마전선이 일본 중서부까지 넓게 퍼지면서 기후(岐阜)현과 나가노(長野)현에는 특별호우경보가 발령됐다.

그렇다면 수도권에는 언제쯤 다시 장맛비가 내릴까. 이날부터 기온이 서울에서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등 우리나라 전반적인 기온이 상승하면서 힘의 균형이 깨져 금요일인 오는 10일께에는 정체전선이 북상, 내륙에도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에도 2~3일 간격으로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이우삼열 양상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도 정체전선이 북상에 실패, 다음주인 오는 14일에나 중부지방에 장마다운 비가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우리나라 부근의 찬 공기가 유지된다면 정체전선은 계속 제주도 인근에 위치, 내륙의 강수량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정체전선 주변에서 저기압과 지형적인 영향이 겹치면 국지적으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은 상존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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