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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이슈 위축되는 대학가…20대 ‘백래시’ 시작되나
뉴스종합|2019-01-12 09:30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대책위원회 사과문. 사진=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 페이스북]


-서강대 학부 학생회, ‘언어 성폭력’ 후조치 나섰다 역풍…이틀만에 사과문 게재
-성별 동상이몽…공학선 총여 폐지ㆍ여대는 여성해방 내세운 총학이 득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해 서지현 검사가 촉발한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 후 조재범 전 코치의 체육계 성폭력을 둘러싼 폭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20대가 중심이 된 대학 캠퍼스에선 성평등 담론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오히려 캠퍼스 내에 페미니즘 관련 움직임에 대한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및 행동)’ 추세가 가속화 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에서 불거진 ‘언어 성폭력’ 사건은 역으로 사건 후처리를 진행한 대책위원회를 향한 비판여론을 불러왔다. 학생들 사이에 대책위가 문제의 발언자에게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오히려 대책위가 사과까지 하는 일이 발생했다.

9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가 페이스북에 올린 ‘성폭력 사건 공론화 및 최종 보고’에 따르면 논란은 18학번 학생 A 씨가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대책위는 ‘특정 성별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은 언어 성폭력이라고 규정하고, A 씨에게 ‘졸업시까지 학부 섹션·학회 등 모든 공식적 활동 참여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A 씨가 해당 발언에 대한 반성문을 제출했고 대학 성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18학번인 A 씨를 졸업할 때까지 학과에서 배제하는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책위는 10일 오후 11시 59분 사과문을 올려 입장을 철회했다. 대책위는 “절차적 처리에만 머무른 미숙한 결정이었다”며 “대책위 조치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던 점에 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학생자치기구로 권고 이상의 효력이나 강제력은 없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연세대에서 총여학생회가 폐지됐다. 폐지안이 가결되면서 총여 ‘학생회’는 성폭력담당 ‘위원회’로 사실상 지위가 축소될 예정이다. 연대 총여 폐지로 서울권 대학 내 총여는 3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연세대 총여 폐지 움직임은 앞서 인권강연에 페미니스트 은하선 씨를 강연자로 초청한 사실이 학내 반발여론을 불러일으키며 가속화됐다. 강연 전 연세대생 8백여명이 반대 서명에 나섰고, 강연일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강의실 밖 반대 농성을 벌였다. 은 씨는 이날 ‘대학 내 인권활동 그리고 백래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성균관대학교 총여는 남학생 비율이 높은 자연캠퍼스부터 해체됐다. 성대 총여는 자연캠퍼스에서 2014년 폐지됐고, 지난해 인문사회캠퍼스에서도 뒤이어 사라졌다. 인문캠퍼스 총여는 자연캠퍼스 총여가 사라진 이래 선거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해 출마길이 막힌 상태였다. 학교 안팎으로 젠더 이슈가 떠오르면서 지난해 재건 움직임이 일었으나 존폐 투표 끝에 폐지가 결정됐다.

반면 젠더 이슈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을 보여주듯 여자대학교를 중심으로 ‘여성해방’을 내세운 총학은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민주주의의 진정한 완성인 여성해방을 위해 나서겠다”고 선언한 선본 ’오늘‘이 96.3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보다 앞서 이화여대 총학생회 주요공약에도 성폭력 가해교수 징계 절차에 학생 참여 보장, 캠퍼스 종합 안전 대책 마련 등이 포함돼 지지를 받았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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