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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난에 쪼들려 ‘죽고 싶다’는 한국 노인들…
뉴스종합|2018-10-02 11:13
국가인권위원회가 1일 내놓은 노인인권종합보고서 내용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우선 한국의 노인 4명중 1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그렇다.

전국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해보니 이 가운데 26.0%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학대나 방임을 경험했다는 답변도 10%나 됐다. 대상자의 89.5%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1.1%는 우울증 증세도 보였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20% 가량 노인들은 적절한 도움이나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보고서에는 늙고 병든데다 경제적 능력도 없이 절망속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한국 노인들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한국은 이미 노인들에게는 절망의 땅이된지 오래다. 노인빈곤율은 4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단연 첫째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가난에 쪼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60세에 은퇴를 했지만 노후를 편히 쉬면서 보낼 여유가 없다.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든 게 한국의 노인이다. 실제 지난달 발표한 ‘2018 고령자 통계’를 보면 70~74세 노인 고용률이 33.1%로 이 역시 OECD 국가중 압도적 1위다. ‘헬조선’이란 말은 청년보다는 노인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전국 택시기사 27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7만여명에 이른다는 국토교통부 자료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가운데 90세 이상 노인도 237명이나 된다. 택시 기사 노령화로 승객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노인들이 생업전선에서 힘들게 뛸 수밖에 없는 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앞으로 7~8년 뒤면 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하지만 국가나 개인의 노령사회에 대비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준비없는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뿐이다.

물론 정부도 노인복지 인프라 구축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복지를 재정으로 다 감당할 수는 없다. 사회복지 확충과 함께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적 배려가 화급하다는 얘기다. 마침 2일은 스물두번째 노인의 날이다.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노인들의 푸념을 언제까지 듣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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