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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시중에 가장 많은 위조지폐는 5만원권 아닌 5000원권…불황형 범죄?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위조지폐(위폐)는? 흔히들 생각하는 것 처럼 고액권인 1만원권도, 5만원권도 아니다. 5000원권이 단연 가장 많다. 의외다. 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맨홀 뚜껑을 훔쳐 파는 생활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 듯 가짜 돈이 소액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초 부터 가짜 ‘1000원’짜리 지폐가 시중에 나돌고 있는 점을 봐도 그렇다. 장기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의 한 단면인 셈이다.

▶위조지폐 1등, 1만원권에서 5000원권으로=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5000원권 위조지폐는 1484장으로 전체(3808장)중 39%를 차지하고 있다. 최고액권이자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5만원권(1405장, 36.9%) 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과거 가장 많았던 1만원권(872장, 22.9%)을 크게 웃돈다.


5000원과 1만원의 순위 역전 현상은 2008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2007년까진 1만원권 위폐 비중이 53.8%로 1위를 차지했지만 2008년 37.7%로 감소하며 이내 1위 자리를 5000원권에 내줬다. 5000원권 비중은 같은 기간 42.3%에서 59.9%로 급증했다.

이처럼 5000원권이 위폐 1위로 오른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2008년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5000원권 대량 위조사건 때문이다. 위조범은 2013년 검거됐지만 현재까지 그 여파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당시 위조범은 ‘기번호(화폐의 일련번호)가 ‘77246’인 옛 5000원권을 대량 위조해 시중에 유통시켰다. ‘77246’은 1983년 발행한 구권으로 홀로그램 및 입체형 은선 등 위조지폐 방지 기술이 거의 전무하다.

▶얼마나 남았는지 아무도 모른다?=문제는 시중에 유통된 ‘77246’권 규모를 통화당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조범은 5만장이라고 얘기했지만 형을 감안해 축소한 것으로 보이며 ‘77246’의 발견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2013년부터 발견되는 ‘77246’ 장수가 크게 줄고 있는 만큼 올해부턴 1만원권이 가장 많았던 예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77246’외에 옛 5000원권이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5000원권 위조지폐의 존재도 부정할수 없는 상황이다. 위조기술이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고 저액권의 경우 1만원이나 5만원권에 비해 적용된 위조방지 기술이 적기 때문이다. 가치가 낮아 거래시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는 점도 위험 요소다.

▶살기 팍팍해지니 저액권 위조 성행=전문가들은 2008년 5000원권 대량 위조사건이 발생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고액권에서 1만원권 미만 지폐로까지 위조요인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경제도 타격을 입으면서 2008년 전무후무한 5000원권 대량 위조사건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대구에서 3장의 1000원권 위폐가 발견됐다는 점도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1000원권 위폐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3년 30장에서 지난해 47장으로 늘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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