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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꾸역승’도 좋지만... 대승이 필요한 리버풀
뉴스| 2019-10-1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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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결승 PK를 성공시킨 제임스 밀너(왼쪽)가 세f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지난 3일(한국시간)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열린 잘츠부르크와의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이틀 후인 5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는 2-1로 승리했다. 두 경기의 공통점은 소위 ‘꾸역승’이었다는 점이다.

꾸역승은 경기력이 좋지 않거나 상대의 격렬한 저항에 어려운 경기를 하는 와중에도 끝내 승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라도 매 경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순 없다. 이렇게 좋지 않을 때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결국 꾸역승은 우승팀에게 징표와도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리버풀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확실한 우승후보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도 끝내 승리를 거두는 ‘위닝 멘탈리티’를 거의 매 경기 보여주며 승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잘츠부르크와의 경기에서는 3-0으로 앞서다 3-3 동점까지 허용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분명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모하메드 살라의 결승골로 끝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후반 35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역시나 분위기가 레스터시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 리버풀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직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제임스 밀너가 성공시키면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리버풀은 이 두 번의 승리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첫 승리를 거뒀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개막 후 8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굳건히 했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문제는 최근 ‘꾸역승’이 너무 잦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최근 4경기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시즌 초반 심심치 않게 상대를 짓누르며 대승을 거두던 리버풀은 최근에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잦은 ‘꾸역승’에는 분명한 부작용이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은 향후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다면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큰 긴장감은 더욱 큰 체력소모로 이어진다. 여기에 자연스럽게도 주전 선수들이 더 오래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어쩔 수 없이 체력 안배도 힘들어진다.

또한 상대팀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비록 패했더라도 리버풀이라는 강팀을 상대로도 해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면 향후 리버풀은 자신감에 넘치는 상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시즌이 진행되면 될수록 리버풀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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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클롭 감독에게는 더 많은 대승이 필요하다. [사진=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은 이번 시즌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8연승을 달리며 2위 맨체스터시티와의 승점 차가 벌써 8점으로 벌어졌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꽤 큰 차이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여전히 경기 수는 많이 남아있다. 뒤를 쫒는 맨시티는 지난 시즌 우승을 포함해 우승 경쟁을 해본 경험이 많고, 리버풀보다도 풍부한 스쿼드를 보유한 팀이다. 리버풀이 잠시만 주춤한다면 언제든 리버풀을 넘어설 수 있는 존재다.

그래서 지금은 대승도 필요한 시점이다. 우승을 위해서 꾸역승은 필요하지만 많은 꾸역승을 양산할 필요는 없다. 대승을 통해 체력을 안배하고 상대팀들에게는 꾸준히 두려움을 심어줘야 한다.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되찾고 더 많은 대승을 만들어낸다면 리버풀은 30년 만의 우승에 한발 더 다가갈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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