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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퍼펙트맨’ 용수 감독, 첫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
뉴스| 2019-10-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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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첫 영화부터 설경구, 조진웅이라는 만만치 않은 배우들을 상대했다. 그러나 모니터로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팬심’을 드러난 용 감독에게서는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느껴졌다.

‘퍼펙트맨’은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 분)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조진웅 분), 극과 극의 성격을 자랑하는 두 남자의 우정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 이번이 첫 영화인데,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데뷔를 하게 됐나?

“돈이 없어 시나리오 공모전에 냈다가 입상을 했고, 그 길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러다가 어떤 영화사에 입사를 했고, 10년 정도 각색을 해줬다. 나중에는 임원까지 됐다. 근데 영화가 시작도 하기 전에 다 엎어지더라. 끝까지 책임을 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나와서 연출을 하게 됐다.”

▲ 인생 한 방을 꿈꾸는 철없는 건달 영기, 화려한 외양과 거친 말투 등 예전 조폭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요소가 많다.

“누아르 캐릭터에 대한 취향이 있었다. 누아르에는 결핍이 있고, 불안한 정서를 가진 캐릭터들이 나온다. 까칠한 변호사 장수에게도 적용이 되고, 영기에게도 적용된다. 그런 인물들을 유쾌하게 풀어보고 싶었다. 특히 영기라는, 흔히 보던 욕망을 향해 달리는 건달보다는 자기 소유가 중요하고, 감정이 앞서는 또 다른 건달도 다뤄보고 싶었다.”

▲ 입봉작에서 설경구, 조진웅과 작업했다.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나?

“실제로 어마어마했다. 엔딩을 첫째 날 찍었었다. 어떻게 연기하실지도 궁금했고, 긴장도 했다. 하지만 그날 찍고 바로 안심을 했다. ‘역시 설경구, 조진웅이구나’ 싶더라. 그 후의 호흡은 정말 놀라웠다.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보면서 놀란 적도 많았다. 미세한 감정들을 만들어주신다. 매일 시나리오를 고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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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 첫 연출작에서 유연함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여유의 배경이 무엇이었나?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배우 분들과 했었다. 누군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것 같다는 걱정도 해주셨다. 실제로도 가지신 에너지가 정말 엄청났다. 그걸 잘 녹이려면 나 자체도 유연해져야 했다. 나도 유연해야 했지만, 배우 분들이 더 유연하게 해주셨다. 현장에 부딪힌 적은 정말 거의 없었던 것 같다.”

▲ 현장에서 가장 신경을 썼으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이런 배우들과 할 때는 최대한 연기를 편하게 하게 만들고 싶었다. 준비를 잘해서 배우들이 마음껏 놀 수 있게끔 하려고 노력했다. 연기적으로는 다들 레전드시지 않나. 현장이 잘 준비가 되면 나도 편해진다. 나는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을 하려고 했다.”

▲ 담백한 전개가 매력적이다. 본인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였기에 감정적으로 더 강렬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전체를 보고 조율하는 게 필요했다. 에피소드마다 깊이 들어가면 지칠 것 같더라. 설경구, 조진웅 모두 얼굴이 너무 좋아서 굳이 감정을 깊게 갈 필요가 없었다. 다만 정서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긴 거다. 두 사람이 동화되는 과정으로 가는 에피소드들은 가볍게 웃으면서 넘긴 게 좋았던 것 같다.”

▲ 앞으로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나?

“이번 영화를 본 분들이 복합적인 정서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를 들ㅁㆍ로 받아들이는 분도 있고, 또 다른 장르로 받아들이는 분도 있더라. 편안한 이야기가 좋다. 살다보면 웃음이 터질 때도 있고, 눈물이 날 때도 있다. 앞으로도 기분 좋게 두 시간 동안 술자리를 같이 한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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