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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예지 “‘암전’, 모든 것을 쏟아낸 작품”
뉴스| 2019-08-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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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암전’을 봤을 때 고생한 기억들이 떠올라 슬펐다는 서예지는 그만큼 모든 것을 쏟아내며 열연했다. 과거 트라우마부터 데뷔작을 향한 열망이 광기로 뒤바뀌는 과정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완전히 몰입했던 만큼 후회도 없었다.

‘암전’은 신인 감독이 자신의 작품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상영 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며 마주한 기이한 사건을 그린 영화다. 서예지는 이 영화에서 공포영화로 데뷔하기 위해 전설 속 공포영화를 추적하는 신인 감독 미정 역을 맡았다.

▲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공포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감독님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캐릭터와 소재가 끌렸다. 장르가 공포인데, 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의 이야기를 다룬 게 새로웠다.”

▲ ‘구해줘’부터 ‘암전’까지 어두운 역할들을 많이 맡았다.

“연속으로 어두운 작품을 찍다 보니 가위에 눌릴 정도로 심신이 약해졌다. 이번 영화는 감정을 너무 많이 소모한 작품이고, 쏟아낸 영화였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30년을 살면서 소리를 이렇게 많이 지른 것도 처음이다. 안 해 본 일들을 이번 영화로 다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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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 감독 데뷔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캐릭터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여성성을 다 뺐어야 했다. 미정은 곧 ‘암전’ 김진원 감독님의 모습이 반영된 캐릭터였다. 중성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태도나 생각이나 말투, 표정은 김 감독님을 많이 관찰했다.”

▲ 노메이크업 출연, 부담감은 없었나?

“메이크업은 아예 안 했다. 너무 더워서 선크림을 바르려고 했는데, 그러면 주근깨 분장이 안 된다고 해서 선크림도 못 발랐다. 감독님은 후반으로 갈수록 다크서클도 짙게 해달라고 하셨다. 내가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장치들을 배제하신 것 같다.”

▲ 실제로도 털털한 매력이 느껴진다.

“실제 성격이 털털하다. 예쁜 척이나 청순한 척을 잘못한다. 그런 포장을 해야 하는 자리가 있으면 아예 가지 않는다. 어차피 들통이 날 것 같아 포장도 하지 않는다. 가게 되면 늘 그냥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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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 쉴 땐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가?


“생각이 많다. 그래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긴 것 같다. 집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데 ‘잠시라도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심해졌다. 이게 습관화가 됐다. 사실 ‘집순이’는 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안 나가기 시작하니까 놀 방법을 잘 모르겠더라. 친구들이 많은 편이 아니다. 직장인 친구들이 많아 시간이 더 안 맞는 것 같다.”

▲ 평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기도 하나. 연기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가.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로서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다. 이 말로 위로가 된다. 워낙 생각이 많다 보니 내 필모그래피까지 찬찬히 훑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원동력은 내 내면에 있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다. 그 성격이 내 원동력이다. 감정 소모가 많은 작업이기 때문에 집에 혼자 있을 때는 허탈하기도 하다. 정신 건강을 신경 쓰면서 ‘암전’처럼 심장이 뛰고, 끌리는 작품들을 만나고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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