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 공연 어때] 우정의 또 다른 모습… 어긋난 친구들의 이야기
뉴스| 2019-03-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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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작품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우정의 또 다른 모습을 그린 작품이 있다.

가족에게 터 놓기에는 너무 무겁거나 연인 앞에 끄집어내기엔 조금 쑥스러운 일들이 생길 때, 우리는 친구의 존재가 간절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내 속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가 힘들다. 새로운 인연을 사귀는 것 자체도 쉽지 않거니와 오랜 벗들과는 시간 맞추기가 녹록지 않은 현실이어서다. 결국 할 수 있는 건 친구들과의 지난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뿐이다.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동시에 어쩐지 씁쓸해지는 이 때, 혼자만의 고독을 공유할 만한 연극 두 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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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쁜자석' 공식 SNS)



■ ‘나쁜자석’ 10년이 지나… 달라진 친구들의 이야기

‘나쁜자석’은 영국 스코틀랜드 작은 해안마을에 살던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담는다. 학교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프레이저와 그를 따르는 장난꾸러기 폴, 엉뚱한 매력의 앨런 앞에 동화 쓰는 것을 좋아하는 전학생 고든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나쁜자석’은 이들이 처음 만난 9살, 충격적인 이별을 맞닥뜨려야 했던 19살, 이후 각자의 길을 걷다 재회한 29살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10년을 기점으로, 저마다 삶의 자세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 친구들의 모습은 어쩐지 ‘나’를 보는 것과 같아 공감이 된다.

‘나쁜자석’은 연극이지만 음악과 함께한다. 극 중 19살의 고든과 프레이저·폴·앨런이 밴드를 결성했다는 설정에 따라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강렬학 록부터 잔잔한 발라드까지, 캐릭터의 심경을 대변하는 음악들은 ‘나쁜자석’에 매력을 더한다. 2005년 초연 이후 시즌마다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작품으로, 2019년 버전의 ‘나쁜자석’에는 강찬·신재범(고든 역) 김바다·홍승안(프레이저 역) 심진혁·이기현(폴 역) 임준혁·강승호(앨런 역) 등 대학로 젊은 주역들이 함께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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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클래스' 지난 시즌 공연)



■ ‘비클래스’ 그때, 서로를 미워했던 친구들의 이야기

‘비클래스(B CLASS)’는 무한경쟁사회에 내몰린 친구들의 이야기다. 주 배경지는 사립봉선예술학원이다. 일본에 본사를 둔 이 학원은 A 클래스와 B 클래스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그 기준이 이상하다. 학생의 순수한 재능이 아니라 그의 기질이 학원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본다. 부와 명예도 평가의 기준이 된다. 그렇게 B 클래스로 밀려난 학생들은 그 안에서 또 다시 경쟁한다. ‘비클래스’는 이들이 졸업을 위해 합동 공연을 준비하며 끊임없이 부딪히는 과정을 담는다. 치열한 입시 과정을 거친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17년 초연을 올린 ‘비클래스’는 창작집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배우 오인하가 작·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작곡 전공 윤태진·김택상 역에 강연정·이이림·박현수, 보컬 전공 이윤희·이수현 역에 정다희·윤석현·박은석, 현대무용 전공 카에데·치아키 역에 임유·김대현·조원석, 피아노 전공 김율·이환 역에 손은호·오영윤·최문석 등의 배우가 각각 무대에 오르는 중이다. 오는 6월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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