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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잇 수다] K뮤지컬의 ‘글로벌화’ 라이선스 전략·유통 기반이 관건
뉴스| 2019-01-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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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뮤지컬 글로벌 네트워크 컨퍼런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한국 창작 뮤지컬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방안을 주제로 열린 ‘K-뮤지컬 글로벌 네트워크 컨퍼런스’에서 국내외 뮤지컬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뮤지컬 판매액은 2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창작 뮤지컬 초연인 ‘웃는 남자’와 브로드웨이 국내 초연작인 ‘마틸다’ 등 기대가 높았던 빅 뮤지컬의 공연이 하반기 이어지면서 뮤지컬 판매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뮤지컬은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 초연의 성공으로 뮤지컬 시장 볼륨을 키웠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웃는 남자’는 175억원의 제작비, 박효신, 엑소의 수호 등 캐스팅을 앞세워 예술의전당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뮤지컬 시장의 선풍이 분 것은 국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뮤지컬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 뮤지컬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이유다. 중국도 한국 뮤지컬을 주목하며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대표 뮤지컬 제작사 ‘칠막인생’의 양자민 대표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뮤지컬 시장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2018년 중국 뮤지컬 시장은 매년 10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다. ‘K-뮤지컬 글로벌 네트워크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공을 본받고 많은 교류를 통해 더 많은 협력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의 대표 극장인 대극원 중극장에서 공연된 한국 창작뮤지컬 ‘랭보’는 중국 현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제작사 라이브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공연된 지 43일 만에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판 ‘랭보’는 한국 원작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고, 중국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국을 찾아와 답사하기도 했다.

‘랭보’ 제작사 라이브는 꾸준히 해외 진출에 앞장서왔다. 중국과 일본에 ‘총각네 야채가게’를 비롯해 중국에 ‘마이 버킷 리스트’, 대만에 ‘팬레터’ 등을 수출했다. 특히 ‘팬레터’는 2020년 중국과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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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원 교수(사진=K-뮤지컬 글로벌 네트워크 컨퍼런스)



■ 해외 시장과 연계할 중개 에어전시 중립 기관 필요해

한국의 제작 방식을 수출하기도 한다. EMK인터내셔널 김지원 대표는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로컬라이징(현지화)의 성공을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의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김지원 EMK인터내셔널 대표는 축적된 라이선스 뮤지컬 제작 노하우로 뮤지컬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 대형작을 창작한 사례를 중심으로 과정, 실질적 비즈니스 효과를 설명했다. 이런 노하우를 배경으로 ‘마타하리’와 ‘웃는남자’를 일본에 라이선스 수출하고, 세 번째 창작뮤지컬인 ‘엑스칼리버’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소재를 정했다.

이 가운데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지혜원 교수는 뮤지컬 3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글로벌 유통 사례 안에서 한국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과 유통 체계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 교수는 디즈니의 사례를 언급하며 그들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장의 폭을 넓히려면 유통 전략 모색이 필수적이지만 디즈니 사례를 실제로 적용하기란 어려운 만큼 “새로운 다리 역할을 강화 시킬 수 있는 에이전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 작품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 투어 공연 또는 라이선스 공연의 전략을 모색하고 적합한 유통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각 지역의 로컬 프로듀서와 작품을 연결하는 에어전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아카이브 형태로 각 작품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외 시장과 연계를 중개하는 에어전시의 역할을 담당할 중립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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