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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뷰] ‘말모이’ 유해진X윤계상이 전하는 우리말의 위대함(종합)
뉴스| 2018-12-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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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깊은 울림을 준다.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말모이’ 언론시사회에 유해진, 윤계상, 엄유나 감독이 참석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웅이 아닌 소시민이 일제 항거하는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준다. 2019년 1월9일 개봉 예정이다.

▲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계기로 말 모으기 작전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우리 말을 지키기 위해서 마음을 모은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영화롤 만들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엄유나 감독)”

▲ 까막눈 판수의 변화가 인상적인데?

“까막눈일 때와 한글을 알아가는 변화에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변화가 되는 계기는 조선어학회도 있지만 책방에서 혼자 ‘운수좋은 날’을 읽으면서 애정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다(유해진)”

▲ 정확하게 말모이 배경은?

“영화 ‘말모이’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었다. 나오는 인물들이 다 상상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1942년에 조선어학회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시대 배경으로 삼는다고 해서 만들었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엄유나 감독)”

▲ 판수가 나라를 위해서 큰 일을 했지만 아이들에겐 좋은 아버지가 되지 않았다. 유해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판수라는 인물과 다르진 않을 것 같다. 살갑게 애정표현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판수처럼 속의 말을 담겨두고 판수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유해진)”

▲ ‘소수의견’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인데?

“드립커피 같다는 드립을 날린 적이 있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서 진한 커피가 되듯이 윤계상과 그런 과정인 것 같다. 3년 만에 다시 만나니 동지라는 말이 자꾸 와 닿는다(유해진)”

“바라만 봐도 좋은 하늘같은 사람이다. 현장에서 유해진 형님은 앞으로 배우로 나아가는 지점에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라서 더 깊이 보였다. 그 깊이가 영화의 어떤 부분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자연스럽게 현장에서도 몰입이 됐다. 너무 좋았다(윤계상)”

▲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고학력자가 아닌가 싶다. 전작인 ‘범죄도시’ 이후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큰데 이 캐릭터를 통해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었나?

“시나리오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왜 아무도 모를까 생각했다. 막상 류정환의 역할을 하는데 어렵더라.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큰 꿈을 가지고 있고 의지가 있는 인물이다. 그런 갈등이 진행돼 버거워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배우로서 작품을 보긴 힘들었다. 그냥 이 영화에 류정환으로 참여한 게 감사하다(윤계상)”

▲ 어떤 자세로 촬영에 임했나?

“처음 시작할 때 사명감을 분명히 가지고 임했다. 나같은 경우는 촬영하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글로만 읽었을 때와 학회 분들의 원고를 강탈 당할 때 찍으면서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유해진)”

“류정환의 대사 전체가 진짜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관객들에게 전달됐을 때 엄청 중요한 말들이다. 정확하게 전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윤계상)”

▲ 첫 연출작인데 소감은?

“‘택시운전사’ 시나리오를 쓰고 ‘말모이’로 첫 연출을 했다. 겁이 많이 났었는데 스태프, 배우들이 많이 도와줬다. 현장에 나가면 두려움보단 든든함이 컸다.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엄유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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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유나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국경의 남쪽’ 연출부로 감독님과 만났었다. 그 후 ‘택시운전사’의 각본 참여를 했다고 해서 놀랐다.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니 현장 제작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항상 낮은 자세로 온다. 무릎이 고장날 정도로 눈높이를 맞추고 상의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줬다(유해진)”

“‘택시운전사’를 쓴 분이라고 해서 궁금증이 있었다. 근데 작업을 해봤더니 연기 연출에 대한 고집이 굉장하시다. 류정환이 조금 풀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정면승부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그게 정환이의 캐릭터를 완성하지 않았나 싶다(윤계상)”

▲ 영화가 교훈적이라서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글과 말을 다루고 있는데 글이라고만 했으면 더 어려웠을 것이다. 좀 더 말에 집중하면서 작업했다. 말맛이 사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투리를 포함한 다른 억양, 말 자체에 재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영화가 교훈적일까 고민을 하진 않았다.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엄유나 감독)”

▲ 연기하며 느낀 한글의 매력과 힘은?

“다른 언어로도 가능은 하겠지만 우리 말의 맛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글의 힘이라고 생각한다(유해진)”

“우리나라 말에 대한 위대함을 느꼈다. 단어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감정을 포함해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 그래서 외국인분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어렵지만 감정 표현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건 우리말 밖에 없지 않나 싶다(윤계상)”

▲ 신파적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신파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겁을 먹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만큼 그때의 아픔과 희생당한 분이 많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아버지이자 민중으로서 판수가 완성된다고 생각했다(엄유나 감독)”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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