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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협상’ 현빈 “다양한 이야기로 위안 주고 싶어요”
뉴스| 2018-09-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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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현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로맨틱한 그였고, 영화 ‘공조’ ‘꾼’ 등을 통해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였다. 이런 변화는 양극의 매력을 숙제처럼 내보이기 위한 게 아니다. 대중을 위해, 자신을 위해 부지런히 고민하고 조금씩 용기를 낸 결과다.

최근 개봉한 영화 ‘협상’은 현빈의 담대함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데뷔 이후 제일 센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극 중 현빈의 모습은 놀랍다. 그가 연기하는 민태구는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범죄자다. 민태구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크게 욕설을 내뱉으며 거침없이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인다.

하지만 현빈은 이런 연기를 두고 ‘터닝포인트’나 ‘화려한 변신’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단지 어떻게 하면 관객을 단숨에 이야기로 이끌지 고민할 뿐이다. 그렇게 현빈은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또 당연하게 ‘또 다른 현빈’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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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면서 걱정이 된 부분은 없었나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과 기대가 늘 있어요. 내가 생각하는 또 대중의 생각하는 변화의 오차범위가 크다면 서로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으니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데뷔 이후부터 나름 변화를 하고 있었어요. 다른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요”

▲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인지 현빈의 변신은 단순한 콘셉트의 변화로만 느껴지지 않아요. 민태구도 이유 있는 악역이면서도 표현법은 조금 달라보이고요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사람들이 민태구에게 연민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민태구를 분석할 때 ‘인물이 무작정 나쁘기만 하면 과연 연민이 갈까?’라는 지점으로부터 생각을 출발했죠. 그래서 웃기도 많이 웃고 대하는 사람에 따라 대화방식도 다르게 했어요. 대본에 ‘일어나봐요’라고 나와 있는 대사를 ‘스탠드 업’이라고 바꾸는 등 애드리브로 말투에도 신경을 썼고요. 담배의 색깔, 의자의 모양, 손짓 하나까지도 디테일하게 봤어요”

▲ ‘이원촬영’이라는 기법도 색달라요. 하채윤(손예진)과 다른 장소에서 주로 대화를 이어나가잖아요. 배우로서 새롭게 배울 수 있던 영역이면서도 조금은 힘들었을 법도 해요

“처음에는 어려웠죠. 인이어를 통해 상대의 호흡과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기를 해야 하니 이질감도 있었고 장소가 좁아서 답답한 감도 있었어요. 모니터하러 위층으로 올라갈 때면 공기가 참 좋던데요. (웃음)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또 다른 재미가 생겼어요. 한정된 공간에서 연기를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답답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해 더 자유롭게 움직이려 하기도 했고요. 의자에 앉는 방식이나 순간순간 바뀌는 말투, 표정 등을 통해 계산된 변주를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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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손예진과도 잘 만나지 못했겠네요? 배우들끼리 어떻게 대화를 나눴는지, 모니터를 통한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낯섦에서 오는 장점이 분명 있어요. 물론 손예진 씨와 직접 마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요. 손예진 씨와는 점심시간이나 모니터링을 할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다음에는 다른 장르로 만나자고 말하기도 했고요. 고요하지만 내적 흥이 많으신 분이더라고요. 촬영을 할 때는 생각했던 모습과 비슷했어요. 큰 영화 스크린으로 볼 때는 눈이 달라보였어요. 모니터를 통해서도 눈빛연기가 좋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화면으로 보니 더 셌던 거죠”

▲ 캐릭터의 분석부터 촬영기법까지, ‘협상’을 통해 한 단계 더 뻗어나갔을 듯해요. 현재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개봉을 앞둔 영화 ‘창궐’도 새로운 영역이라고요

“필모그래피 안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뻗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잘 표현된다면 어떤 작품에게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는 기대도 있잖아요. 또 최근 오락적인 요소들이 담긴 작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는데,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보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보게 돼서인 것 같아요. ‘현빈’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위안이 되고 싶거든요. 어떤 분들에게는 여운이 남는 모습일 수도, 어떤 분들에게는 아무생각 없이 보며 웃을 수 있는 모습으로 남을 수 있죠. 어떤 면으로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위안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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