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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 등록·BMW 판매…편의점이 ‘이색’에 빠진 이유 [언박싱]
‘이색 마케팅 베테랑’ 김상현 이마트24 MD 인터뷰
김상현 이마트24 서비스플랫폼팀 MD가 최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색이 아니면 죽음을….’ 편의점이 이색 마케팅에 대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점포를 최대한 많이 늘리는 외적 성장이 중요했다면, 어느 정도 규모를 키운 지금에는 다양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편의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생존 전략이 됐다.

이마트24의 김상현(40) 서비스플랫폼팀 MD(상품 기획자)는 ▷게임 ‘나이트 크로우’ 도시락 ▷BMW 판매 ▷타이어 임대 서비스 ▷반려견 등록 서비스 등 이마트24의 여러 이색 마케팅을 맡았다. 그의 손을 거친 각종 기획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김 MD를 최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사 근처 카페에서 만나 이마트24를 비롯한 편의점들이 이색 마케팅에 ‘올인’하는 이유를 들었다.

“트렌드 못 따라가면 도태…이색 마케팅, 수익 위해서라도 이제는 필수”
이마트24가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문을 연 고객 체험형 팝업스토어 ‘미르24’ [이마트24 제공]

김 MD는 편의점업계에서만 15년 동안 상품 기획자로서 사업 아이템을 기획한 ‘베테랑’이다. 2021년 경쟁사에서 이마트24로 옮겨온 뒤 다양한 기획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김 MD가 속한 이마트24 서비스플랫폼팀은 소비자의 편의와 관련된 서비스들을 발굴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무을 맡고 있다. 상품 판매라는 기존 편의점의 영역에서 벗어나 ▷택배 ▷하이패스 카드 충전 ▷코인 세탁 ▷보조 배터리 공유 같은 서비스까지 사업화하는 것이다.

김 MD는 “서비스플랫폼팀은 편의점에 많은 고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소비 트렌드와 집객(고객을 모으는 일) 포인트를 파악해서 새로운 신규 서비스 상품을 기획하는 팀이다. 특히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착된 서비스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이 그렇듯 서비스플랫폼팀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수익 증대’다. 이색적인 마케팅을 통해 편의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 MD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는 경험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상품을 찾는 건데 이런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업계는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이는 실제로 회사 매출과 수익 측면에서도 큰 영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당이 신메뉴를 개발하고 세트 메뉴를 구성해 할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편의점에게도 다양한 마케팅과 이색적인 상품 개발은 이제 필수”라며 “편의점에서 고객 수를 늘리는 방법은 경쟁 점포에서 고객을 뺏어오는 것과 평소 편의점에 관심 없던 고객을 오게 하는 것,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이색 마케팅과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끼는 기획, 게임업체와 협업 ‘미르24’…온·오프라인 모두 팝업”
이마트24가 지난해 금호타이어와 손잡고 타이어를 대여해 주는 ‘또로로로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델이 해당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김 MD는 지금까지 이마트24에서만 15건의 기획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기획은 위메이드의 게임 ‘미르24’와의 협업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삼청동에 오프라인 팝업 매장 ‘미르24’를 열었다. 한 달 만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았을 정도다.

그는 “이 기획의 특이사항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온라인으로도 팝업 매장을 열었다는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할 수 없는 고객들 어떻게 미르24 팝업스토어 고객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소개했다.

“이색 마케팅 원천은 스타트업…임영웅 등 유명 가수 앨범 판매도 검토”

이색적인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 MD는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늘 편의점과 접목할 수 있는 소재가 뭐가 있을지 고민한다.

김 MD는 “항상 일상생활을 편의점에 접목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명절 때 친척들과 펜션에서 노래방 기기를 빌려 놀았던 적이 있는데, 이걸 편의점과 접목을 할 방법이 있나 고민하다 집에서 소음없이 즐길 수 있는 가정용 노래방 방음박스 판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가 있는 50대 여성 구매자가 ‘애들이 밤에 코인 노래방을 자주 가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집에서 즐겨서 마음이 놓인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상품 기획자로서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드 파악과 시장 조사도 MD의 핵심 역량이다. 김 MD는 “주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받았다는 소식을 먼저 찾는다. 어떤 아이템으로 투자를 왜 받았는지를 보면 스타트업이 가진 특유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벤치마킹(장점을 따라 배우는 것)할 수 있다”며 “최신 트렌드, 기발한 발상의 상품, 마케팅에서 아이디어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김 MD는 현재 편의점에서 임영웅 등 국내 유명 가수의 음반을 판매하는 기획을 검토 중이다. 그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유행하면서 앨범을 구매하는 고객이 없을 것 같지만 최근 트렌드는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소비를 과소비가 아니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로 본다는 점이다. 과거 아이돌 그룹 NCT 드림의 교통카드가 흥행했던 것처럼 가수 음반 앨범 관련 아이템도 시장 가능성이 있어서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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