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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 보유 순위 34→38위…"금 확대보다 달러 유동성 유지가 바람직"
[사진=123RF]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금 보유 순위가 지난해 4계단 떨어졌다. 최근 금 가격이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한은도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은은 금 보유 확대보다 미국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6일 한은 외자운용원이 발표한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의 127개 국가 중 38위(시가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말(34위)보다 4위 하락한 순위다.

한은은 2013년 이후 금을 매입하지 않아 10년째 같은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외화자산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하다. 미 달러화의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나머지는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 기타 통화로 이뤄져 있다.

외자운용원은 "달러화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가 달러화 경제권으로서 수입 지급통화, 외채통화 구성, 국내 외환시장 여건 등을 감안한 것"이라며 "다만 달러화에 대한 지나친 편중의 부작용 등을 고려해 여타 통화 등으로 다변화해 왔고 금도 같은 맥락에서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한국은행]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은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은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시장 전망이 바뀌어서 매도할 경우 외환보유액중에서도 최후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타통화들처럼 시장 전망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운용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자운용원은 "지난해 외환보유액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라 400억달러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며 "특히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 정부채 투자성과와 상당 수준 커플링되고 있어 현재 달러화 유동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매도하고 금을 매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 가격이 이미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에 따라 달러화의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 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 상승 제약 요인이란 지적이다.

외자운용원은 "금은 달러화 의존도 집중에 대한 대안으로서 중앙은행에서 보유한다. 다만 다수의 국가에서 금을 적극적으로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과거의 유산 형태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은 채권과 달리 이자가 없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기 어렵고 가격변동성도 높다는 불리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보유금을 전량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 실사를 실시했다.

금 실사는 지난달 23일 205개(대여금을 제외한 한국은행 보유분 3.05%)의 샘플 검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사는 장부와 실물 비교, 일부 골드바에 대한 무게 측정, 금 보관 금고의 배치 현황 파악 등으로 이뤄졌다.

골드바 표면에 기록된 관리번호, 제련업자, 순도 정보와 장부를 비교하고 표면의 긁힘, 실금 등 손상 여부도 점검했는데 모두 양호했다. 무게를 측정한 30개의 경우에도 모두 이상이 없었다. 금고에 입장해 확인한 5개의 골드바는 각기 다른 금고에 보관돼 있었고 보관 상태 역시 양호했다.

한편 3개의 골드바에서 제련업자 표시가 장부와 달랐는데 이는 제련업자는 같지만 공장소재지가 다른 데 기인한 단순 오기로 전해졌다. 외자운용원은 "이같은 오기는 여타 기관 실사에서도 종종 나타나며 해당 정보를 수정하는 걸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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