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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까지 나선 윤핵관 논란…진흙탕 된 與전대
尹 "방해꾼·적" 언급 보도
安 "대통령실 개입…정당민주주의 훼손"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작구 갑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여당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선대위 내분 사태를 불러온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이 3·8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대통령실까지 전면 개입해 다시 연출되고 있다.

처음에는 김 후보를 지원해온 친윤(친윤석열)계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를 앞지른 안철수 후보를 향해 '가짜 윤심팔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붓자 안 후보가 지난 3일 "윤핵관 지휘자는 장제원"이라며 맞받아치면서 논란이 터졌다.

5일에는 대통령실 전언 형태로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비판한 안 후보를 향해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자 안 후보는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 지도부 및 전당대회 선관위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히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권주자와 '윤심'을 연관 짓는 일련의 보도들이 윤 대통령의 실제 의중이 아닌 윤 대통령의 측근, 즉 윤핵관들의 왜곡된 발언일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전언(傳言)들을 윤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고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안 후보 입장에 대통령실은 더 강하게 반발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휴일인 이날 오후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안윤 연대', '윤핵관'은 옳지 않은 표현"이라며 안 후보를 공개 비판했다.

정진석 위원장도 "(안 후보가) 대통령과 자신을 동급화 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자신과 동급으로 끌어들여 어떤 효과를 꾀하려는 의도 아니겠나"라며 비판에 힘을 실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보필하는 참모나 (대통령과) 가깝게 소통하는 사람들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 취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욕보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와 선두 경쟁 중인 김기현 후보도 안 후보를 향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하기 어렵다는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의 초강경 기류에 안 후보는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안윤연대' 표현에 대통령실이 부적절하다고 반응한 데 대해 "(그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셨으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죠"라고 말했다. 또 복지시설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개인적으로 윤핵관 표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당 입장에서 내부 갈등보다는 정책을 내세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당내 전대 주자들은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내세워 유력한 당 대표 후보를 '적'으로 규정했다"며 "어느 국민이 봐도 대통령이 당초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씀과 전혀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윤핵관을 운운하면 적으로 인식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링크한 뒤 "도대체 이런 섬뜩한 이야기를 언론에 익명으로 전하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누구인가"라며 "윤핵관을 비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이 감히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명분으로 정당민주주의를 무너뜨리면서 헌정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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