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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에 매료된 두 작가, 빛 위에 노닐다
리만머핀 서울, 김택상 & 헬렌 파시지안 2인전

헬렌 파시지안, Untitled, 2018. 사진 촬영 : 조슈아 화이트(왼쪽 사진). 김택상, Somewhere over the rainbow-23-1, 2023 (부분) [리만머핀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포스트 단색화 작가로 꼽히는 김택상(65) 미국 캘리포니아 미니멀리즘 하위 사조인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선구자 헬렌 파시지안(80)이 만났다. 두 작가는 세대도, 활동 지역도 전혀 다르지만 ‘빛’에 매료됐다. 빛이 주는 촉각적 경험을 김택상은 평면의 화면에, 헬렌 파시지안은 조각으로 풀어냈다.

리만머핀 서울은 헬렌 파시지안과 김택상의 2인전 ‘리플렉션 앤 리프랙션(Reflections and Refractions)’전을 개최한다. 시공간과 문화의 경계가 무색하게 두 작가의 작업은 한 명의 그것처럼 어우러진다.

김택상 · 헬렌 파시지안 2인전 Reflections and Refractions 전시전경. 사진: OnArt Studio ⓒ artist and Lehmann Maupin [리만머핀 제공]

김택상은 리안갤러리를 통해 소개되면서 이미 국내 컬렉터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맑고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인상적인 ‘숨빛(Breathing Light)’연작은 물이 빛을 만나 반사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크릴 물감을 푼 용액을 캔버스 천 위에 가득 붓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석된 입자가 캔버스 표면 위로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다. 색을 흡수한 캔버스에 하나의 색이 쌓이면 남은 물은 버리고 캔버스를 건조시킨다. 이 과정이 수 십, 수 백 번 반복하면 겹쳐진 물감들의 층위로 ‘빛깔’이 드러난다. 중력과 바람, 빛이 어우러진 작업이다.

헬렌 파시지안은 에폭시, 플라스틱, 레진 등의 산업 재료를 활용한다. 반투명한 표면이 빛을 여과하는 동시에 머금은 것처럼 보인다. 이번 전시엔 작가의 대표적인 ‘구(Spheres)’연작이 나왔다. 구에 빛이 스미면 구 안의 작은 조각에 왜곡, 환영, 굴절, 프리즘이 일어나며 조각이 멀어졌다 다시 가까워지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듯 보인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작가는 어릴적 조수 웅덩이에 반사된 빛을 바라본 기억에 영감을 받았다. 빛과 물이 닿는 공간 속 지점과 그 순간을 시각화 한다.

헬렌 파시지안, Untitled, 2019 Cast epoxy with resin 6 inches, 15.2 cm (diameter) ⓒ artist and Lehmann Maupin [리만머핀 제공]

“헬렌 파시지안과 나는 빛을 주요 관심사로 다루지만, 빛 자체를 그리거나 조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담아내고 생성 및 발 산하는 구조를 구현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택상 작가는 자신과 파시지안과의 예술적 접점과 영감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모두 물감 등의 기존 재료만으로는 빛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고, 따라서 빛의 본질을 포착하는 과정에 더욱 깊이 몰두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원래 하나인 듯 한 두 작가의 앙상블은 3월 11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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