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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반도체 기술력 이 정도?” 시진핑이 찾은 ‘이 기업’ 과연 삼성에 앞섰나 [비즈360]
YMTC, 삼성보다 먼저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가능성

지난 2018년 4월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공장에서 시진핑(왼쪽) 국가 주석이 자오웨이궈(가운데) 칭화유니그룹 회장 등이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통신]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 플래시를 생산해냈다고 글로벌 반도체 컨설팅 업체인 테크인사이트가 주장했다. YMTC는 2018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생산라인을 찾았던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다.

테크인사이트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YMTC가 엑스태킹(Xtacking 3.0) 232단 낸드 플래시를 생산했음을 발견했다”며 “시장 리더들이 모두 200단 이상의 낸드 플래시를 작업하고 있지만, YMTC가 가장 먼저 이를 생산해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의 혁신 속도를 볼 때 YMTC는 2030년 이전 독보적인 글로벌 낸드 플래시 기술 리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테크인사이트는 지난달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감시 카메라에 장착된 2테라바이트 SSD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역공학)을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완성된 제품을 분석해 제품에 적용된 기술을 파악하는 분석 공학이다. 테크인사이트는 “YMTC의 엑스태킹에서 기억 장치 배열은 뒤집혀 비메모리 반도체인 CMOS와 결합했다”며 이러한 접근에 대해 앞서 YMTC는 제품 개발 시간을 최소 3개월 단축하고 제조 주기를 20%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다만 YMTC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공식적으로 회사가 232단 낸드 플래시를 출시했다고 공표하진 않은 것이다.

낸드 플래시의 적층은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해당 제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적층 기술은 수율(결함이 없는 정상품의 비율)과 함께 기술 경쟁력의 대표적인 척도로 꼽힌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스마트폰이나 PC, 서버에 주로 탑재된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238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낸드 단수 쌓기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용량인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가 양산에 들어갔다고 지난달 7일 밝혔다. 지난해 말 176단 7세대 V낸드를 출시한 지 약 1년 만이다. 단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200단 이상 낸드를 만들 기술력은 갖췄다고 강조해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8세대 V낸드를 236단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층 방식은 삼성전자가 2013년 최초로 고안해낸 원천 기술이다. 원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2차원 평면에서 칩을 더 작게 만들면서도 집적도를 높여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두고 업체들이 경쟁했다. 하지만 삼성이 당시 기존 개념을 깨고 24단 높이의 3차원 낸드를 처음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100단 이상인 6세대까지 삼성전자가 항상 세계 최초 자리를 도맡았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경쟁사들의 기술력이 위협감을 느끼게 할 정도란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232단 제품 양산을 발표하며 가장 먼저 200단 고지를 넘겨 업계를 긴장하게 했다. 마이크론은 7세대인 176단에 이어 8세대급에서도 연달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며 만만치 않은 경쟁자임을 입증했다. 2위 사업자인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238단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3, 4위 기업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도 200단 이상 제품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마이크론이 232단, 8월에는 SK하이닉스가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각각 발표했다. 기술장벽의 한계로 여겨지던 200단의 벽을 처음 넘은 것은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의 238단 낸드 플래시는 단수가 가장 높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로 제작됐다.

그런데 테크인사이트는 이들보다 앞서 YMTC가 200단 이상 낸드 플래시를 생산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테크인사이트는 “코로나19 봉쇄,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첨단 기술은 YMTC를 세계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경쟁자로 만든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적층 경쟁에서 더욱 가속페달을 밟을 계획이다.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을 준비 중이고, 2030년에는 1000단 이상 V낸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비즈360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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