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최근 A씨는 한 사기범으로부터 "엄마 나 딸인데 폰 고장나서 친구폰으로 연락해"라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딸인줄 알고, 휴대폰 수리 보험금 청구시 보호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며 신분증 사진 및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줬다.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전송하자 사기범은 한 은행에서 비대면계좌를 개설하고 오픈뱅킹서비스를 신청하여 당행 및 타행 계좌 잔액을 편취했다.

금융감독원은 가족·친구 등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및 정부지원 대출·채무조정 등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어 소비자경보를 6일 발령했다. 메신저피싱 피해금액은 올 상반기 4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피해비중은 8.4%포인트(p) 증가하여 63.5%에 달했다. 상반기 메신저피싱 피해액 중 58.9%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해 고령층이 피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정부지원 대출·채무조정 빙자 보이스피싱도 활개를 치고 있다. 주로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정부지원 대출(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등), 채무조정(새출발기금 등) 신청 대상이라며 소비자를 유혹하는 식이다.

사기범은 정확한 상담을 위해 필요하다며 주민등록번호, 소득, 직장 및 재산 현황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 후 뒤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 상환, 추가 대출 후 즉시 상환하여 신용평점을 높여야 한다며 자금을 받아서 편취한다. 채무조정 신청 및 심사에 필요하다며 악성 URL주소를 보내 원격조종앱 설치를 유도하고, 피해자의 뱅킹앱 접속을 통해 자금을 편취하는 경우도 있다.

금감원은 "가족·지인이더라도 개인정보, 금전 등을 요구하면 우선 거절하고, 지인 연락처로 직접 전화하여 본인 여부를 확인 후 대응해야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URL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또 URL을 눌러 악성앱을 이미 설치했다면 모바일 백신앱(최신 버전 업데이트)으로 검사후 삭제하거나 데이터 백업 후 휴대폰 초기화, 지인이나 휴대폰 서비스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해야한다. 금융회사 콜센터 또는 금융감독원 콜센터에 전화해 해당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도 신청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