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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사 비판에 감정적 대응...尹대통령 거친 화법에 실망

인사 비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화법과 대응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윤 대통령이 6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송옥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등의 인사가 부실 또는 실패라는 지적에 보인 반응은 그 압권이라 할 만하다.

우선 윤 대통령의 화법이 문제다. 윤 대통령은 인사 비판 지적에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른 정권하고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도 했다. 이전 정권을 깎아내리는 거친 언어는 국민 감정만 자극할 뿐 국가 최고지도자의 화법이 아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엄청난 무게와 영향력을 갖는다. 그러기에 역대 대통령은 꼭 해야 할 말을 극히 정제된 표현으로 해왔던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은 인사를 포함한 모든 정책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다. 설령 전 정권의 인사가 잘못됐다 해도 그게 윤 대통령의 인사 책임을 덜어주지는 못한다. 그저 얄팍한 책임 회피일 뿐이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반복되는 인사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생각이지, 전 정권과의 비교가 아니다.

더 참담한 것은 그 과정에서의 표정과 몸짓이다. 우선 얼굴에는 언짢은 기색이 너무도 역력했다. 언성은 높아졌고, 심지어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장면들은 거의 실시간 국민에게 전해졌다. 그렇다면 치켜든 손가락은 국민을 향한 삿대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직전 정부의 사례를 끌어들이는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부의 탄생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과 실망감이 그 원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지난 정부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식의 언급은 현 정부의 존립 기반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검찰 출신 집중 기용을 지적하자 “전에는 민변 출신들로 도배를 하지 않았나”고 되물었다. 전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이란 논란에는 “민주당 정부 때도 그랬다”며 물고 들어갔다. 지난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라며 기회를 주었는데 이를 답습한다면 국민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접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도 채 안 돼 40%를 위협 받을 정도로 떨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개의치 않겠다”고 할 일이 아니다.

이제라도 달라져야 한다. 정권 안착기의 시행착오라면 그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겸허한 자세로 소통하고 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초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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