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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텅 빈 빵집 매대는 화물연대만의 탓?!”…가맹점 피해 늘어도 손놓은 정부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 선언
점주들 피해 갈수록 커져
청와대 청원 5700명 넘어
SPC측 개입 힘들다 입장
서울 양천구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진열대 한 쪽이 텅 비어있다. 사진=한희라 기자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지난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평소에는 각종 빵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진열대의 한쪽 전체가 텅 비어 있다. 며칠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부 제품이 안 들어오거나 늦게 들어오면서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SPC 운송거부 파업 장기화로 빵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애꿎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호남 샤니 광주공장에서 운송거부로 시작된 파업이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으나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확전하는 조짐이다. 지난 27일 파업 장기화를 선언한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당장 이달 30일 SPC삼립 청주공장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빵과 재료 공급 차질은 서울·수도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기에다 배달앱 프로모션까지 진행되면서 빵 수요가 더 늘었다. 배달앱 요기요에서는 이달 24일부터 30일까지 포장 주문 시 1만원 이상 5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른 품목의 할인이 2000~3000원인데 비해 할인액수가 큰 편이어서 주문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맹점은 점주와 직원을 직접 배송에 투입하면서 빵 부족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SPC그룹도 외부 차량을 섭외해 배송에 나서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같은 대응에도 한계가 오고 있다.

이에 전국 가맹점주협의회는 화물연대의 조속한 파업 철회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파리바게뜨 점주 3400명 중 2400명이 가맹점주협의회 소속이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파업 장기화시 코로나19와 물가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점주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28일 현재 5753명이 동의했다.

광주지역 파리바게뜨 점주라는 이 남성은 “코로나로 인한 매출감소로 이대로 계속 점포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고민이다. 며칠전 원룸보증금을 빼 직원급여를 챙겨주고 생을 마감한 호프집사장님이나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여수 치킨집사장님의 소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최악의 경영 환경, 노조 간 갈등에서 힘없는 자영업자를 볼모로 삼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말 이러다간 다 죽을 수도 있는데 손 놓고 있는 정부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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