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위한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남측의 이중기준 철회 등을 요구한 가운데 내달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로 남측의 반응을 시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의 지난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북한이 28일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문을 면밀하게 분석중"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국이 미사일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28일) 06시 40분경 내륙에서 동쪽으로 미상 발사체 1발을 발사하였으며,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미상 발사체'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통상 합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탐지하면 즉각 공개했지만 순항미사일은 굳이 발표하지 않았다. 작년 4·15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정치적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을 감안해 북한의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를 공개한 정도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 역시 28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날 미사일은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의조건을 내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이 나온 이후 발사됐다 .

김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우리를 향해 함부로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며 북남 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며 "다시 한번 명백히 말하지만 이중 기준은 우리가 절대로 넘어가줄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탄도미사일일 경우 '도발'이라고 규정해야 하지만, 김 부부장이 담화문에서 밝힌 것을 따르자니 도발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도 없게 됐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도발 표현'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