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만시지탄 국가식량계획, 먹거리 안보의 출발점일 뿐
뉴스종합| 2021-09-17 11:22

정부가 16일 비축제도를 개선하고 곡물 생산단지 인프라를 확충해 국민의 먹거리 공급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국가식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쌀 매입물량을 늘리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과 콩의 비축물량도 증가시키는 한편 자급률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해 공동 가공·판매를 지원하고 기업의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도 도와주기로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먹거리 지원사업도 펼치고 농약·동물약품 등 잔류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를 2024년부터 축산물·수산물까지 확대한다.

수입농산물 증가를 고려해 현재 관세청과 농식품부로 분산된 수입농산물 이력관리 업무도 농식품부로 일원화한다. 또 소비 가능한 기한 대비 짧은 유통기한으로 인해 발생하던 불필요한 식품 폐기를 줄이기 위해 2023년 1월 1일부터는 ‘소비기한 표시제’도 시행한다. 이 조치로 연간 1조원의 음식물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기후적응형 재배기술과 품종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모니터링을 통한 기상재해 조기 경보 시스템도 2027년까지 구축한다. 무엇보다 국가식량계획을 향후 10년 주기로 수립하되 5년마다 추진 상황과 여건 변화를 고려해 보완키로 했다.

정부의 ‘국가식량계획’ 수립은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차질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집중호우와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생산의 차질과 국제 곡물 가격의 급등락이 많아지기도 했다.

국내외적으로 지난 2008년 당시와 같은 제2, 제3의 곡물·식량위기에 대한 우려는 나온 지 오래됐다. 특히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에 불과하다. 2009년 56.2%에서 해마다 떨어진다. OECD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100%에 달하는 쌀의 자급률이 평균을 끌어올린 덕분이지, 콩은 80%를, 밀은 99%를 해외에서 들여온다.사료용 소비까지 합한 곡물자급률은 21%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당면한 먹거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응계획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이 놀랍다. 5년 단위로 식량자급률 목표를 설정해왔다지만 현실적인 수단이 없는, 공염불에 불과했다.

정부의 계획은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한 국내 자급률 제고, 지역 기반 공급망의 육성, 수입이 불가피한 품목에 대한 안정적 해외 조달 및 시장대응력 강화, 공공 비축농산물의 관리와 품질 유지 등 내용 면에선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도 “뒤늦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출발이 늦은 만큼 철저한 시행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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