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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케이크 예약도 취소”…민주노총 파업에 파바 ‘빵대란’ 전국 확산 [언박싱]
“빵이 없어…아침 손님들 발길 돌려” 한숨
가맹점주들, 영업 손해 강경 대응
호남서 시작된 파업 대구·경북·수도권 번져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배송노선 조정 등을 요구하며 열이틀째 운송 거부를 이어가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지난 13일 오후 광주경찰청 앞에서 공권력 대응에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15일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미니케이크를 판매하는 진열장에는 케이크가 하나도 없이 텅 비어있다. 파리바게뜨 점주 A씨는 “오늘 손님께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전날 예약하신 생일 케이크 마저 취소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A씨는 케이크 재료를 비롯해 빵 생지, 소스 등 통상 오전 6~7시부터 파리바게뜨 본사로부터 들어오는 물건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결국 오전 10시까지 빵을 못 만들어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발길을 돌렸다고 했다. A씨는 “늦은 오전이 되어서야 본사 직원이 직접 물건을 가져다줘 빵을 만들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전국 파리바게뜨에서 때아닌 ‘빵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운송차 파업이 지난 15일 수도권과 대구 경북을 비롯한 전국으로 번지면서다. SPC그룹과 파리바게뜨 점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지난 2일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시작해 전날 전국 SPC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전날은 원주, 대구, 성남, 인천 등 10개 물류센터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차량 200여대가 운송거부에 동참했다. 이는 전체 배송 차량의 30% 수준이지만 이들이 파업에 불참한 차량의 물류센터 진입을 방해하면서 배송은 오전 10시가 되어서나 가능했다.

SPC 그룹의 영업사원과 SV(슈퍼바이저) 등 본사 직원까지 동원돼 물류 센터에서 배송하는 등 뒤늦게 수도권의 각 지점에 물품을 전달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보통 오전 7시, 10시 두번에 걸쳐 배송을 받지만 지금은 첫 배송 시간이 5~10시간까지 늦춰지고 있다”며 “계속 이러다가 손님들이 빵이 없다고 등을 돌릴까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시간 15시간 중 3분의 1 이상을 피해를 보고 있으니 이번 파업에 대해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업은 배송 코스 운영에 대한 양대 노총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앞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파리바게뜨지회 배송기사들은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SPC그룹과 계약한 운수사 측에 증차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SPC 그룹이 화물차 2대를 늘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서로 더 유리한 노선을 차지하기 위해 대립했다. 운수사가 중재안을 냈지만 민노총 측은 불만을 드러내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SPC그룹과 호남 지역 가맹점주들이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운수사에게 청구하겠다고 하자, 운수사 역시 민주노총에게 책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파업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특히 가맹점주들은 “손해배상 청구 입장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며 갈등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수도권 가맹점들은 본사 직원과 가맹점주들이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간 갈등과 이권다툼에서 비롯된 문제를 회사와 가맹점들의 영업과 생존권을 위협해 해결하려는 화물연대의 파업은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명백한 화물운송용역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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