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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인허가 완료” 닻올린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성공사례 될까 [부동산360]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주민설명회 개최
용적률 600%·층수 49층·분양가상한제 면제
“민간 추진보다 비례율 20%p 높아…사업성 개선”
공공재개발 사업 성공의 가늠자 될듯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열린 공공재개발 사업 주민설명회에서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담당자가 사업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은희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내년까지 인허가 절차를 끝내겠습니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서 ‘준공까지 5년’을 언급했는데 그 언저리에서 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서울도시주택공사 담당자)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 사업의 닻을 올렸다. 시범사업 1·2차 후보지 24곳 중에서는 처음으로 건축계획안의 밑그림을 내놨고 주민동의 절차에 돌입했다. 입지나 규모, 사업성 측면에서 ‘대어’로 꼽히는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 사업의 첫 성공사례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공사(서울도시주택공사)와 흑석2구역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흑석동의 한 교회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개략적인 건축계획안을 공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흑석2구역은 용적률 599.9%를 적용받아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총 1324가구 규모의 주거복합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일반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3.3㎡당 평균 3942만~4224만원 선에서 가닥이 잡혔다. 주변 시세의 70~75% 수준이다.

전체 1324가구 가운데 조합원 분양분 300가구를 제외한 1024가구의 절반인 512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며 공공임대주택으로 ▷재개발임대 104가구 ▷소형임대 253가구, 수익형 전세 등으로 155가구가 각각 공급될 전망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의 목적은 주택공급 확대와 주민 설득을 통한 정비사업 정상화”라며 “사업성을 의미하는 비례율이 민간재개발 추진 시보다 20%포인트 확대된다. 그만큼 사업성이 많이 개선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H공사에 따르면 공사비를 3.3㎡당 65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공공재개발의 비례율은 104.79%로 추산된다. 민간재개발 사업(84.09%)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흑석2구역은 당초 용적률, 층고 등 인센티브 수준을 두고 SH공사 측과 충돌하며 한 차례 진통을 겪었으나 SH공사가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면서 갈등은 순조롭게 봉합됐다.

이진식 추진위원장은 이날 주민설명회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으니 민간재개발로 가야 한다고 하는 주민이 일부 있는데 그렇다고 용적률과 층고 제한, 분양가 상한제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니다”며 “SH공사와 계약해서 가지 않으면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른다. 못할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호응해달라”고 호소했다.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1차 후보지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2구역 일대의 모습. 흑석2구역은 지난 16일 공공재개발 사업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김은희 기자]

추진위는 다음달 주민총회를 거쳐 주민대표회의를 설립하고 동의서 징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합이 없는 흑석2구역은 SH공사의 단독 시행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토지등소유주 50%의 동의를 얻으면 된다.

SH공사는 시간 단축을 위해 다음달 촉진계획 변경 용역을 선발주하고 6월 주민대표회의와의 협약을 체결한 뒤 연내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조합원분양신청, 관리처분인가까지 1년 안에 끝내겠다는 게 SH공사의 목표다.

SH공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철거에 들어가도록 최대한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반대파가 있으나 조합 설립을 추진할 당시 70%의 동의를 얻었고 이번에 각종 인센티브를 받으며 사업성이 개선된 만큼 기준 이상의 주민 동의를 얻기는 수월할 것으로 추진위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주민설명회에는 15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설명회에서 만난 흑석동 주민 A씨는 “오래 기다려온 만큼 빨리 추진됐으면 좋겠다”면서 “사업성 측면에서도 비교적 만족스럽게 협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으니 불안하다”면서도 “공공재개발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이번에는 꼭 재개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업계는 흑석2구역이 향후 공공재개발 사업 성공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업대상지 주민에게 공공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성공사례를 하루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민 동의가 전제된 추진이라면 좋은 시범사업의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공주도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과도한 용적률을 부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다른 공공재개발 구역도 용적률 600%를 요구할 텐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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