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플러스] 과학(?)에 돈을 묻는다…금융권 AI, 아직은 도전 중
분석·평가·감시·조언 등
전 분야에서 혁신 시도
능동적 성과 아직 미미
기술적한계 봉착하기도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중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이제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은 활용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기술적 한계로 성과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AI를 도외시 하거나 이 분야에 공을 들이지 않는 금융회사는 거의 없다.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상담 역할에 주력했던 AI는 이제 은행, 보험, 카드 등 전 분야에서 고객의 투자를 주도하고, 상품 가입을 추천하며 기능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신용평가와 대출·보험 심사, 사기탐지(FDS) 등이 주요한 분야다.

금융권에서 AI 고도화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카드회사다. 삼성카드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AI로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고객별 상황과 니즈, 성향을 종합해 마케팅에 도움을 준다. 여타 카드사들도 빅테이터와 함께 AI가 적용된 결제관련 사기탐지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보험업권에서는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과 상담에 AI를 활용한다. 특히 변액보험 부문에서 AI 펀드관리 서비스를 도입해 개인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과 운용을 시도하고 있다.

AI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시중은행들의 AI 활용 정점은 로보어드바이저다. 펀드 추천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에 AI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쏠리치’, KB국민은행은 ‘케이봇쌤’, 하나은행은 ‘하이로보’, 우리은행은 ‘우리로보’ 등 각사 모바일 앱에 탑재된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한 투자 상품을 권하는 게 주 목적이다. 15일 기준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올라 상용화가 가능 판정을 받은 시중은행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21개다. 다수 은행들은 자산운용사나 AI기업과 협업해 알고리즘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AI전문기업 파운트, 신한은행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하나은행은 크래프트자산운용과 함께했다. KB국민은행만 자체 로보어드바이저인 케이봇쌤 글로벌펀드를 올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알고리즘이 있다면 그런 회사랑 협력하는 게 비용과 위험관리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기대 만큼 높지는 않다.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코스피가 약 4.87%(종가기준), S&P500은 약 3.92%(종가기준) 상승했으나 위 21개 알고리즘 중 1개월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모델의 수익률은 3.54%에 불과하다. 일부 모델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매력은 하락장에서 극대화된다”면서 “지수만큼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하락장에서 어느 정도 헤지가 되기에 투자자들이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성도 확보도 숙제다. 한 시중은행의 전체 펀드 가입좌수 중 AI 추천을 받아 가입한 비율은 14% 남짓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도 AI가 추천한 포트폴리오 가입 건수가 2018년도부터 2~3배씩 늘다가 올해 1분기 들어 고꾸라졌다. 직접투자가 늘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했기 때문이다.

AI가 기술 기반 서비스인 만큼 개발 과정 상 난항을 겪기도 한다. 핀테크 업체 페르소나시스템-DB손해보험의 ‘AI 인슈어런스 로보텔러’는 음성봇을 활용해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서비스다. 2년 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지만, 기술적 문제로 아직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AI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금융권 AI는 금융투자분야 내 투자일임·자문업에 주로 쓰여 은행 등에서는 AI 활용에 대한 법제상 규준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 규제가 정비되면 금융권 AI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