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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착시효과 걷어내면 자랑하기 민망한 고용개선

3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내내 계속되던 감소 행진을 멈추고 13개월 만에 증가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4000명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고용 개선세를 전망한 대로 3월 고용지표들은 한껏 좋아졌다. 그는 아마도 고용 개선을 넘어 회복세라고 평가하고 싶을 게다. 실제로 통계청도 “고용이 회복세에 들어섰을 개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화자찬하긴 어렵다.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으로 취업자 감소가 시작된 게 지난해 3월이다. 게다가 거리두기 완화와 공공 일자리 확대 등도 고용 회복세에 기여했다. 심지어 3월에는 공기업을 비롯한 기업 채용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물론 코로나19로 채용 규모와 적극성이 예년만 못하지만 취업의 문이 열리는 건 사실이다. 20대에서 13만명이나 취업자 수가 늘어난 건 그런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도 실질적으로 돈벌이를 해야 할 취업자 증가 규모가 30만명대에 머무르는 것은 아직도 고용시장이 암울하다는 의미다. 직원을 두고 일하는 자영업자는 130만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9만4000명이나 줄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는 13만명 늘어 400만명을 훌쩍 넘긴다. 거의 3배다.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인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는 여전하다. 3월에도 1만명 이상 줄었다. 구직단념자도 10만2000명 증가해 68만4000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취업자가 31만4000명이나 늘었다지만 거리 청소 알바가 대부분인 65세 이상 취업 증가 35만5000명임을 고려하면 알맹이가 전혀 없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9만4000명) 등 공공 일자리업종들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게 다 그런 이유다. 세금 일자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4만명 마이너스다. 실업자가 전년 동기에 비해 3만6000명이나 늘어난 걸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나마 나아졌다고 볼만한 것은 봄바람이 불면서 건설업의 취업이 늘고 서비스업종의 취업자 감소폭이 줄어든 점이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2월 취업자 감소가 23만2000명에 달했는데 3월에는 2만명대로 축소됐다.

물론 경제도 심리에 좌우된다. 어렵다고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놓고 좋아진다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속임수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좋게 말해도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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