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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 정책실장 경제단체 방문, 기업애로 해소 계기되길
뉴스종합| 2021-04-07 11:34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7일 대한상의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5개 경제단체를 방문 면담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기업인들을 활발히 만나 대화하라”며 소통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이 실장은 7일 대한상의와 기업중앙회에서 최태원 회장, 김기문 회장을 면담한 뒤 8일에는 경총과 중견기업연합회를 찾는다. 14일에는 무역협회를 방문한다. 면담에는 안일환 경제수석과 이호준 산업정책비서관도 배석한다. 청와대 경제라인이 총출동한 일주일간의 집중적인 강행군이다.

기업인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데 탓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간의 행보를 보면 큰 기대를 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소통과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산업 현장 방문도 여러 번이다.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해 정부 관료들의 나들이까지 합치면 물리적 소통의 수치는 결코 적지 않다. 경제단체장들이 언론을 통해 기업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일은 셀 수도 없다. 소통이 안 돼서 애로사항을 모르거나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 전혀 기대감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개선과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 소통행보도 수많았던 의례적 행사 중 하나가 될 뿐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앞선 사례들과 달리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란 점이다. 안 그래도 진정성을 의심받기 딱 좋은 상황 아닌가. 이달 들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32%까지 떨어져 있다. 게다가 보궐선거전이 한창인 때 추진됐고 첫 출발도 선거 당일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정권 말이다. 레임덕을 연상케하는 일들이 툭하면 벌어진다. 이런 시점에 들어주기만 할 뿐, 결과가 없는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행사는 기업인들의 실망과 허탈함만 더해줄 게 뻔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대로 된 원칙을 적시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달 초 참모회의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 정부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고,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각 부처는 기업활동 지원과 규제혁신에 속도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와야 한다. “충분히 알았다” “고민해보겠다”는 상투적인 립서비스로는 안 된다. 단 하나라도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늘릴 실제 애로사항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호승 실장은 성장률 전망치도 기억 못하는 경제수석으로 망신당했던 지난 2019년 국정감사 당시를 다시 떠오르게 만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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