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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안한 경기회복에 저금리 기조 확실히 한 한국은행
뉴스종합| 2021-02-26 10:52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수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 이유로 금융통화운영위원회(금통위)도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경기회복 기대감에 인플레와 금리상승 조짐이 나타나지만 “통화 정책의 정상화는 시기상조”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그만큼 한국경제는 아직 불안하다는 판단이고 당분간 저금리 기조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은의 경기 전망은 사실 우울하다. 부문별 전망을 보면 잿빛투성이다. 석 달 만에 더 나빠진 게 많다. 3%의 성장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지난해 -1.0%의 역 성장을 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실질적 성장은 미미하다. 수출이 그나마 버텨주지만 소비는 여전히 기력을 회복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7.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5.3%)보다 1.8%포인트 높여잡았다. 하지만 호전 예상은 그것뿐이다. 소비는 2%로, 무려 1.1%포인트나 낮췄다. 올해 취업자 수도 지난해 11월 전망치(13만 명)보다 5만명 줄어든 8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일자리를 80만~100만명이나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을 고려하면 가히 충격적인 전망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당연히 상승(11월 전망 3.8%)한 4%를 제시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다소 상향조정된 1.3%다. 이 역시 소비심리가 개선된 결과는 아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과 기상 여건 악화 등에 따른 식료품 가격이 반영됐을 뿐이다.

물론 한은의 이같이 신중한 전망은 향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번 전망치에는 4차 재난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의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진정되면 성장률이 올해 3.8%, 내년 3.1%에 달할 것이란 긍정적 시나리오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한은 금통위는 거의 이견 없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 해도 일시적일 뿐,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저금리 정책의 유지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경기 조절을 위한 사전 대응이 아니다. 장작에 불이 붙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이자 부담으로 기업활동과 가계소비는 한꺼번에 위축될 게 뻔하다. 부동산 버블도 붕괴위험에 직면한다.

하지만 영원한 저금리는 없다. 경기 사이클의 순환은 진리에 가깝다. 기업은 물론 가계소비자도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대출받아 투자한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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