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증세 필요하면 제대로 된 세제개편 논의를 하라
뉴스종합| 2021-02-25 11:33

여당인 민주당의 증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슬슬 군불을 때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법안 발의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곧 기정사실이 될 분위기다.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실 예견된 일이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당장 4차 재난지원을 위한 추경에도 20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갈 판이다. 재정이 위험 수위라는 경고음을 보낸 지 오래다. 정부가 예상하는 수치 자체가 그렇다. 3년 후 통합 재정 수지적자 규모는 88조원을 넘는다. 국가부채는 1327조원까지 치솟아 GDP 대비 비율이 60%에 근접한다. 그게 ‘2020~2024 국가재정 운용계획’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늘 얘기하는 세출 구조조정과 국채 발행만으로는 늘어나는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 증세는 불가피하다. 담뱃세·주세 인상 등 변죽만 찔러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증세 불가론’에서 공공연하게 ‘증세 불가피론’으로 전환한 게 다행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단순하게 대상과 세율을 뚝딱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증세안들은 마치 백지에 선을 그리는 것처럼 보인다. 정교함이 없다. 증세 대상이 소득 1억원 이상 개인, 이익 100위 이내 기업이란 얘기도 들리고 모든 소득 원천에 5%, 재산세 공시 가격의 1%를 정률 과세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그래 봐야 추가 세수는 3조~5조원에 불과하다.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소득세 80%를 내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걸로 새는 구멍이 메워질 리 만무하다. 갈라치기 편가르기 과세, 주먹구구 증세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증세 논의는 재정건전성이란 본질에서 출발해야 한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재정이 확충돼야 건전성에 도움이 될지 밑그림이 필요하다. 저성장·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상황에서 재정의 역할은 계속 커진다. 비단 코로나19에 그칠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세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인세와 소득세만으로 될 일도 아니다. 세수의 또 다른 한 축인 부가세까지도 손질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증세는 세제 개편이다. 임시방편은 안 된다. 조세구조 전체의 변화에 미치는 효과들을 제대로 고려해야 한다. 국회에서 혼자 할 일이 아니다. 세금 많이 내라는 데 좋아할 국민은 없다. 정확한 논리를 만들어야 국민이 수긍한다. 합리적이고 공평해야 함은 물론이다. 소득자의 절반 가까이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 오랜 모순도 바로잡아야 한다. 규제개혁으로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세수 기반을 충실히 하는 일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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