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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오세훈 ‘격돌’…“소신없는 남탓 정치” vs “공약욕심 감당못해”
23일 3차 맞수토론, 선두권 후보간 ‘빅매치’
복지공약 재원마련·부동산 공약 두고 ‘설전’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주먹을 맞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오세훈 예비후보가 23일 3차 맞수토론에서 격돌했다. 본경선에 진출한 4명의 후보 중 선두권 후보 간 맞붙는 이른바 ‘빅매치’다.

나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남 탓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없다”고 직격했으며, 오 후보는 나 후보의 공약에 대해 ‘현금 살포성 공약’이라며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SBS 중계로 방송된 일대일 토론에서 복지공약 관련 재원마련 방안과 부동산 공약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전날 MBC ‘100분 토론’에서는 두 후보가 서로의 과거 행보에 대한 비판에 주력했다면, 이날 토론에서는 정책 검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후보가 가장 먼저 맞붙은 쟁점은 현금성 공약의 재원마련 방안이다.

오 후보는 “공약 욕심이 많으셨다. 이것저것 나눠줄 수 있는 공약을 많이 내놓다보니 감당을 못하시는 것”이라며 “나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살펴보면 1년 내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가 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숨통트임론’, 양육수당 등에 대해 “서울시 1년 전체 예산이 40조원인데, 그 중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돈은 수천억원도 안된다”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한다고 해도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추경을 편성하고 기존 예산에서 남는 것을 쓰거나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면 충분히 예산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며 “임기 1년2개월짜리 시장이라고 해서 손놓고 있으면 코로나 상황서 서울시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예산이 필요하면 국회에 가서 꼬리표가 달려 내려오는 추경이라도 설득을 해야 한다”며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하려고 하나”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후보 역시 오 후보가 내놓은 ‘안심소득’ 공약에 대해서 “오 후보가 안심소득 공약을 발표한 것을 보고 의아했다. 서울시 중위소득 50% 가구에 주겠다는 것인데, 얼마나 드는지 계산해보셨냐”며 “서울에서 안심소득을 하려면 12조원이 든다. 복지예산이 엄청 늘어나지 않고는 시행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안심소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코로나 위기 속에서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며 “재고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권고했다.

오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독일, 핀란드 등이 허술한 나라도 아닌데 괜히 안심소득 실험을 하겠나”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해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나라가 절단난다. 기본소득과 맞설 수 있는 대안으로 안심소득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본소득보다 안심소득이 훨씬 더 우파의 가치에 맞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내놓은 ‘상생주택’에 대해 “민간토지 임차형 공공주택으로 안 쓰이는 토지를 활용하겠다는 것인데, 안 쓰이는 토지는 결국 외진 곳, 집을 지어도 사용이 불편한 곳 아니냐”며 “민간토지 임대기간이 적어도 20년 이상일텐데, 토지 소유자들의 사유재산권이 상당히 제한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땅을 내놓으면 각종 세제 혜택을 줘서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외진 곳이 아닌 목 좋은 곳에 있는 단독주택 다가구 등 오래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곳을 빌리겠다는 것”이라며 “외국에도 사례가 없지 않다”고 맞받았다.

오 후보는 또, 나 후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매년 1만 가구 공급하겠다는데, 이는 내년이나 내후년 이후에 생길 일이지 이번 임기 1년 내에는 드릴 것이 없는 공약”이라며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1년 내에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한 채도 없을 것으로, 과잉복지 논란은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나 후보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인허가를 빨리하면 첫 삽을 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토지임대부 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주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8개 차량기지 위에 주택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후보는 토론 말미에 오 후보의 ‘조건부 출마’ 선언과 “퀴어축제는 서울시광장사용심의위원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던 발언을 두고 “저는 늘 오 후보의 소신이 뭔지, 철학이 뭔지,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것인지 왜 중요한 부분은 번번이 미루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 “오 후보는 지난해 총선 패배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자신의 패배도 중국동포탓, 특정지역탓을 한다.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남 탓하는 정치로는 안된다”고 했다.

이에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총선책임론이 뼈 아팠던 모양”이라며 “조건부 출마가 아닌,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한 제안이었고,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 서울광장 이용 등은 규정이 있고 위원회가 결정하는 문제다. 저와 그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답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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