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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물학대 당한 아이, 분무기만 봐도 기겁”…인천 어린이집 학대 후유증 [촉!]
어린이집 학대 후유증으로 구토·설사까지
잠 안 잔다고 강한 플래시 빛 눈에 비추기도
인천 서구, 두 달 지나서야 심리치료 시작
지난해 12월 인천 서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 정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인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이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만 5세의 중증 자폐 장애가 있는 이 아이는 ‘물 학대’까지 당했다. 피해 아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후속 조치는 뒤늦게야 시작됐다.

인천 어린이집 피해 아동 A군의 어머니 B씨는 2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4명의 교사가 돌아가며 괴로워하는 아이의 얼굴에 계속해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것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후 아이는 분무기만 봐도 기겁을 하며 괴로워한다”고 토로했다.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를 받은 A군은 이후 잠을 자는 것도 무서워하게 됐다. B씨는 “심한 트라우마로 아이가 졸음을 참고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며, 새벽에 깜짝 놀라며 깨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며 “어느 날은 서럽게 울기도 하고, 경찰 조사를 받고 온 날 이후 5일간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구토와 설사를 하며 고통스럽게 지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장애가 있는 아이였지만 우리 가족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우리 가족의 모든 행복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옥에서 사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런데도 학대의 90%를 가한 교사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훈육이라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아이를 장난감 취급하는 교사들에게 반드시 강력한 처벌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어린이집 교사 6명은 지난해 11~12월 A군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눈에 휴대전화 플래시를 억지로 비추거나 발로 차는 등 학대를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가 플래시 빛을 괴로워하며 피해도 억지로 눈에 강한 빛을 비추며 학대를 가했다.

장난감 정리를 안 한다고 구타를 가했으며, 장난감을 정리하는 바구니를 A군에게 던지기도 했다. 이런 학대는 한 달 동안 A군에게만 약 40회 가해졌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CCTV를 통해 관련된 학대 정황을 모두 확인했다”고 사실관계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인천 서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 정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MBC 방송화면 캡처]

이런 후유증에도 아동들에 대한 후속 조치는 뒤늦게야 이뤄지고 있다. 인천 서구청은 사건 발생 두 달 만인 이날부터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예산 확보 등 처리할 문제가 있었다”고 후속 조치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어린이집 여교사 30대 C씨와 20대 D씨 등 6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어린이집 원장도 아동복지법상 주의 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C씨와 D씨는 약 2개월 동안 각 100여건, 50여건의 아동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가해 정도·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린이집 교사 6명 가운데 C씨와 D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가해 교사 2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지난 15일 인천지검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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