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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 공간가전’ 송대현 사장, LG가전 세계 1위 이끌고 ‘용퇴’
37년 LG맨…공간가전 등 새 영역 개척
영업익 2조 첫 돌파…월풀 제치고 1위
“이제 후배들 응원할 때” 아름다운 퇴진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일등합시다.”

LG가전을 세계 1위로 이끈 송대현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사장이 용퇴한다. 지난 26일 LG전자 임원인사에서 송 사장은 후배들에 길을 터주기 위해 용단을 내렸다. LG전자에 몸담은 지 37년 만이다.

송 사장은 LG 생활가전의 새 역사를 쓴 선봉장으로 평가된다. ‘세계 1위’라는 그의 꿈은 이뤄졌다. 2016년 말 송 사장이 LG전자 H&A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이듬해 LG 생활가전은 세계 최대 가전업체였던 미국 월풀을 제치고 영업이익 세계 1위 고지에 올랐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에서도 처음으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송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거센 변화가 이어지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며 ‘가전은 역시 LG’라는 정신을 심어줬다.

그의 자신감은 외부로도 표출됐다. 송 사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성장을 드라이브하고 LG ‘파이프라인’에 대기하고 있는 신가전을 꾸준히 선보이겠다”며 ‘준비된 세계 정상’임을 세계인에 보여줬다.

송 사장은 1983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로 입사했다. 이후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청소기, 냉장고 등 가전사업 전반을 두루 거쳤다.

송 사장은 2012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후 탁월한 경영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악조건인 사업환경에서도 성과를 냈다. 루블화 가치 하락, 소비 위축 등 현지 시장이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체제와 체계적 유통전략에 기반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다. 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출시, 꾸준한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LG전자가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송 사장은 H&A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생활가전의 본질은 고객들의 의(衣)·식(食)·주(住)·동(動)·락(樂)과 맞닿아 있다”며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역량을 강화했다.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을 지속 선보였으며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식물재배기 등 이전에는 없던 가전영역을 개척했다.

송대현(왼쪽) 사장이 세계 최초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를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송 사장은 ‘공간가전’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가전과 공간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제품의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과 서비스까지도 공간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2018년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인 ‘LG 오브제(LG Objet)’를 출시하며 가전이 기능뿐 아니라 인테리어의 일부로서 공간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LG 오브제를 진화시킨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을 론칭하기도 했다.

구성원에게는 ‘행복’ 전도사였다.

송 사장은 직원들과 소탈하게 만나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회사 앞 대폿집에서 정해진 주제 없이 소주 한 잔을 함께하며 후배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하고 후배들의 소소한 얘기도 귀담아 들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회사가 지속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송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는 “LG전자 생활가전이 흔들림 없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LG 생활가전이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크게 성장하도록 새 본부장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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