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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엿새만에 300명 이하로…“지금 못 잡으면 방역·의료체계 셧다운 직면”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파장
전문가들 ‘3차 유행 사실상 현실화’
겨울철 ‘일상속 조용한 전파’ 급증
“거리두기 격상효과 없을수도” 우려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 하루 전인 23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점 곳곳에는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들이 붙어 있다. 박해묵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엿새만에 300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평일대비 주말 검사 건수가 줄어든 데 따른 일시적인 감소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방역당국은 오히려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감염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방역과 의료대응 모두 지속 불능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는 것이다.

▶엿새만에 300명 밑으로 떨어졌지만…전국적으로 넓게 퍼졌다=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71명이다.

신규 확진자가 30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엿새만이다. 하지만 지난 8일부터 16일 연속 세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3차 유행’이 사실상 현실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검사 건수가 직전일 평일보다 1만 건 이상 줄었는데도 300명대의 확진자가 나와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271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255명, 해외유입은 16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302명)보다 47명 줄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109명, 경기 74명, 인천 23명 등 수도권이 206명으로, 여전히 수도권의 확산세가 거센 상황이다. 전날(219명)보다는 13명 줄었으나 지난 20∼22일(218명→262명→262명)에 이어 나흘 연속 200명대를 이어갔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인천 남동구 가족 및 지인 사례에서 현재까지 4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여기서 파생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과 관련해서도 감염자가 속출해 누적 확진자가 69명으로 늘었다. 이 학원 관련 확진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북, 광주 등 전국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50% 더 강력해진 감염력…지역감염 쓰나미 공포=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미 3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신규 확진자는 2000명이 넘었다. 특히 겨울철을 접어들어 날씨가 추워지는 가운데 ‘일상 속의 조용한 전파’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1·2차 유행과 달리, 가족·지인 사이에 또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공간을 매개로 조용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경기도 안양의 군포요양기관 집단감염 사례(10월 20일~11월 18일)에서 보는 것처럼 한 명의 확진자에서 시작해 3~4주만에 160여명을 감염시킨 사례도 있다.

이번 3차유행의 감염력도 1·2차 유행에 비해 50% 가까이 더 강력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인에게 감염을 시킬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1.02 (10월 3주)→ 0.98 (11월 1주) →1.55 (11월 3주)로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정부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닷새만에 2단계로 상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감염 고리를 끊지 못하면 방역과 의료대응 모두 지속불능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 모두발언에서 “1.5단계 격상 후 불과 사흘 만에 또 다시 2단계로 격상하게 되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다음 주로 다가온 수능시험에 대비하고, 우리 일상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대유행의 파고를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 방역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활동과 전파가 더욱 용이해지는 겨울철로 접어든데다 최근에는 1·2차 유행 때처럼 특정 집단을 고리로 한 확산이 아니라 일상생활 곳곳에서 감염이 줄을 잇고 있어 예전만큼 거리두기 격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8월 2단계로 상향 조정했을 당시와 달리 지금은 계절적 요인이나 환자 발생 양상으로 볼 때 (거리두기 조정이) 이전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활동 범위를 줄여야 코로나19가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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