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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마린온은 아니다" 해병대사령관의 소신발언 파장…상륙공격헬기 3차 선행연구 가나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이승도 해병대사령관(해병중장)이 전날 해병대용 상륙공격헬기 기종과 관련, "마린온은 아니다"고 발언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사령관은 전날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상륙공격헬기 관련 질문에 "기본적으로 해병대가 요구한 것은 공격헬기"라면서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해병대에서 원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재 군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의미를 담고 있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군은 해병대의 공격헬기 도입 요구가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됨에 따라 현재 상륙공격헬기 도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요군(해병대)이 공격헬기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으니, 군 당국은 일단 공격헬기를 해외에서 수입할 지, 국내에서 연구·개발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군은 이 결정을 위해 선행연구를 두 번 실시했다.

앞서 2015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민간 안보경영연구원이 수행한 첫 번째 선행연구 용역에서는 상륙공격헬기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게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용역 당시에는 상륙공격헬기가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다. 군 규정에 따르면, 무기체계는 국방중기계획에 포함될 경우, 작전요구성능(ROC)을 구체화해야 한다. 최초 용역 당시는 ROC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략적인 장기 소요 탐색 과정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선행연구 2번한 속사정=두 번째 선행연구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했다. 이때는 상륙공격헬기가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된 2017년 9월 이후여서 상륙공격헬기에 대한 군의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국산 연구개발이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울러 그 사이에 무기체계 선행연구에 대한 규정도 변경됐다.

상륙공격헬기에 대한 최초 선행연구가 한창이던 2015년 11월 민간 사설연구소가 수행하는 선행연구에 대한 신뢰성이 논란이 된 것이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331회)에서 이 문제가 제기돼 이후부터 선행연구는 정부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하기로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1차와 2차 선행연구 결과가 '해외수입'에서 '국산 연구개발'로 변경된 결정적 요인은 국내 헬기 및 무장체계 연구개발 기술의 발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당시에는 미흡했던 헬기 및 무장체계 기술이 5년여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였다는 것이다. 최초 선행연구 당시와 비교해 두 번째 선행연구 환경은 크게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해병대 상륙공격헬기의 전력화 시기는 2026~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향후 6~9년 안에 상륙공격헬기 전력화가 완료돼야 한다.

2차 선행연구 결과에 따라 상륙공격헬기는 국산 연구개발로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서 해병대사령관의 발언이 정부의 무기체계 연구개발 일정에 급제동을 건 형국이다.

이승도 사령관이 전날 소신 발언을 펼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2년 전 추락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사고를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7월 17일 포항 남구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시험비행에 나선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이륙 직후 주로터(주회전날개) 분리로 지상에 충돌했다. 이로 인해 헬기에 불이 나 탑승 장병 6명 중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해병대는 순직 장병 5명에게 1계급 특별진급을 추서했고 보훈처는 2018년 9월 이들을 국가유공자(순직군경)로 결정했다.

육군에는 세계 최강 공격헬기로 불리는 아파치가 배치된 반면, 해병대는 새로 개발된 상륙기동헬기가 배치돼 시험 운용 중 예기치 않은 추락사고로 5명의 해병대원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해병대 수장으로서 다시는 유사 사고를 겪고 싶지 않은 심정일 것이다.

해병대는 이 사고 이후 매년 7월 사고가 발생한 해병대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순직 장병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고 있다.

▶2년전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로 해병대원 5명 사망 '큰 상처'…3차 선행연구로 이어지나=이승도 사령관은 지난 7월 열린 2주기 추모행사에서 추모사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해병대 장병들은 순직 장병 5인의 마음에 품었던 큰 꿈을 가슴 깊이 새기며 더 튼튼한 날개로 날아오를 것을 다짐했다"며 "안전하고 강한 해병대 항공단 건설을 위해 중단없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병대는 내년 항공단을 창설, 상륙기동헬기(마린온) 30여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상륙공격헬기 20여대 등 총 50여대의 헬기 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상륙기동헬기의 경우 사업비가 총 9615억 편성됐다. 2020년 말 기준 1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4~6대를 전력화해 2023년에 전력화를 마칠 예정이다.

또한 해병대는 1011억원을 투입해 2022년 4월까지 항공기지를 건설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모의훈련장 1동과 격납고 14동을 건설 완료했고, 앞으로 항공단 본부 등 5개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해병대는 과거 베트남전에서 항공전력을 보유했던 경험이 있지만, 정규 항공전력을 편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병대사령관이 '브레이크'를 건 상황에서 향후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사업이 순항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해병대의 요구에 따라 수리온 파생형 공격헬기를 포기하고 아파치나 바이퍼 같은 해외 공격헬기를 수입하는 결정을 내리려면 군은 다음 절차로 3차 선행연구를 수행해 그 결과에 따르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최근 바뀐 군 규정에 따르면, 기존 선행연구 결과를 배제하고 다시 선행연구를 수행하려면 '현저한 소요수정 등으로 인해 획득방안 변경이 필요한 경우'여야 한다. 결국 해병대사령관의 '브레이크'가 현저한 소요수정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3차 선행연구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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