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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걸, 기업 노조 작심 비판 "구조조정 약속 안지켜"
"임협 다년제 도입하고 호봉제 폐지해야"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구조조정 성공
[사진=이동걸 산은 회장이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기업의 노동조합에 대해 "구조조정에 심각한 장애요인과 불필요한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며 작심 비판 발언을 했다.

이 회장은 28일 산업은행 출입기자들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기관의 수장으로서 우리 사회에 개선돼야 할 낡은 관습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그 첫번째로 노동 문제를 꼽았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은 채권자, 회사, 노조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성공할 수 있는데, 몇몇 회사 노조는 자구계획 마련 당시 합의한 사안을 실행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업 적자가 계속되는 데도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합의를 깨고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파업을 결의한다던지, 무급휴직을 약속해놓고 번복한다던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에 따라 임금 및 복지수준이 열악해져 고통스러운 현실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약속이 이행안되면 경영정상화는 더 멀어져 조직 구성원의 고통이 커지고 회사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우선 회사를 살리고 그 다음에 임금이건 복지건 합리적 범위 내에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GM대우 노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미국 본사가 부평공장 문을 닫게 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어렵게 이루고 있는 정상화에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원만하게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임단협 다년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임단협이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데, 매년 교섭을 하려면 회사는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이 불가능하고 교섭 비용 등 비효율도 생긴다"며 "임단협은 격렬한 논쟁과 투쟁 속에 하더라도 일단 결정되면 3~5년간 안정적으로 경영이 돼야 기업들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호봉제 폐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부 구조조정 기업은 수년간 적자 중임에도 연공서열에 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는 이들이 구조조정을 심각하게 반대하며 젊은 세대들을 희생해서라도 극한 투쟁을 이끌어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나는 5년 정도만 근무하면 퇴직하는데 왜 양보하느냐는 것이다"라며 해소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이 원활히 수행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안전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대해 극한 투쟁으로 반대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제 성장과정에서 부실 기업이 안나올 수는 없으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효율적으로 빨리 처리하느냐가 경제 전체 활력에 중요하다"며 "그 고통을 해당 기업에만 물릴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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