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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2위 최장수 경제수장 불구, 규제개혁 등 기업활력 크게 미흡 [홍남기號 어디로]
취임 660일 앞두고 전문가 설문…절반 이상이 ‘D’ 학점 이하 평가
절반이 “잘한 정책 없다” 혹평…“규제혁파 등 민간활력 최대 과제”

[헤럴드경제=이해준·김대우·배문숙·정경수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30일로 취임 660일을 맞아 역대 2위 최장수 경제수장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경제정책 사령탑으로서 그의 역할에 대해 혹평을 내놓았다. 12명의 전문가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미흡하다는 ‘D학점’ 이하로 평가했고, 잘한 정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절반은 ‘내세울 게 없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민간의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것에서 실패했다며, 향후 여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헤럴드경제가 28일 홍 부총리의 역대 2위 최장수 경제사령탑 기록 수립을 앞두고 민관 경제연구소와 학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홍남기호(號)의 경제정책 및 주력 과제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21개월여 전인 2018년 12월 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오는 30일 재임 660일을 맞아 역대 2위 최장수 경제수장이 된다. 역대 1위는 이명박 정부의 윤증현 장관(842일)이며, 2위는 이명박 정부의 박재완 장관(660일)이다. 3위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수장인 김동연 부총리(550일)다.

먼저 경제정책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 12명의 전문가 중 5명이 ‘미흡’하다는 D학점을, 2명은 ‘매우 미흡’하다는 F학점을 부여했다. ‘매우 우수’하다는 A학점을 부여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고, ‘우수’하다는 B학점이 3명, ‘보통’인 C학점은 2명이었다. 80% 이상의 전문가가 C학점 이하를 부여한 것이다.

주목되는 잘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절반인 6명이 “하나도 꼽을 게 없다”거나 “별로 내세울 게 없다”고 혹평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전문가들도 한미 통화스와프 연장, 취약계층 고용안전망 확충 등을 꼽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선 평가절하했다. 반면에 잘못한 정책에 대해선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 과도한 규제로 인한 기업활력 저하, 포퓰리즘 재정정책, 정책 주도권 상실 등등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킨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공정 등 과도한 기업규제로 기업 투자의욕을 위축시킨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 실장은 “각종 세제가 기업 부담을 최대한 완화시키고 조세 경쟁력을 강화했어야 했는데 세수 증대 강조로 기업 경쟁력을 가볍게 봤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요 정책의 소신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해 가장 힘없는 부총리”가 됐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제고할 수 있는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재정건전성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것과, 경제사령탑으로서의 정책 주도력 강화를 강력히 주문했다.

임무송 금강대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촉진형 규제개혁, 유연안전성에 중점을 둔 노동개혁, 국가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며, “정책방향을 국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부총리로서 큰 이슈를 제시하고 장기적인 프레임과 청사진을 보여주고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관료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을 각각 주문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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