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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은행들 쌍용차 대출 회수 할까…외국계 차입금 상환 골치
국민은행 대출 담보물건 매각에 상환, 우리은행은 연말로 만기 연장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쌍용자동차에 돈을 빌려줬던 국내 한 은행이 대출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만기를 연장해준 상태다. 쌍용차에 대규모 대출을 했던 채권 은행들이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경우 쌍용차는 차입금 상환 압박으로 인해 경영환경 악화가 불가피해진다.

13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이후 쌍용차로부터 대출을 모두 상환받고 채권단에서 빠졌다. 국민은행이 쌍용차에 빌려준 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87억5만원이었다. 일반 시설자금 명목의 대출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만기 도래에 따른 상환이 아니라 담보로 제공된 물건인 쌍용차 구로정비사업소가 매각돼 상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대출은 연말까지 만기가 연장됐다. 우리은행의 쌍용차 대출 잔액은 150억원(1분기 말 기준)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쌍용차가 지난 7월에 갚아야 했던 대출 900억원의 만기를 연말로 연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급적 기업 대출 회수를 자제해달라는 금융감독당국의 당부에 호응한 조치였다.

국민은행이 대출을 회수한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기관들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만만치 않다는 게 쌍용차의 더 큰 고민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 도래)은 3899억원이었다. 이 중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금융권의 차입금이 상당하다.

외국계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서면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신차 부재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쌍용차의 판매 부진이 이어져 마땅한 타개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축소(6월 말·70%→30%)와 비수기 진입으로 7월 이후 판매량 감소가 예상돼 8월 중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쌍용차의 7월 판매는 7498대로 작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계를 보면 내수는 4만7557대, 수출은 9351대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6.4%와 43.0% 감소했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의견을 '거절'로 표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반기까지 의견 거절이 이어져 쌍용차의 관리종목 지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 쌍용차 입장에서 급선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나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다면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아래로 내려가면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상환 문제가 불거진다.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권을 내려놓으면 외국계 은행들이 쌍용차에 즉시 대출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정해지면 채권단과 함께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문제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리자동차와 BYD 등 중국 업체들과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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