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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구 갭투자 거센 바람 ‘서울 1위’
1분기 노원 갭투자 전체거래 9%
9억이하 단지 집중…강남은 급감
강서구·도봉구·송파구·성북구 순
서울 전세가율 3월 57.37% 상승세
중·저가 단지가 몰려있는 서울 노원구의 경우 올 1분기 전체 매매 거래 10건 중 1건꼴로 갭투자 거래가 이뤄졌다. 사진은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미성·미륭·삼호3차) 모습.[헤럴드경제DB]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뛰면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 투자’가 대출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단지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중·저가 단지가 집중된 서울 노원구의 경우에는 외지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올 1분기 전체 매매 거래 10건 중 1건꼴로 갭투자 거래가 이뤄졌다.

7일 본지가 부동산 플랫폼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3개월간(1분기) 서울 아파트 갭투자 1위 지역은 노원구로 206건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2288건 중 9%가 갭투자로 분류됐다. 이어 강서구(79건), 도봉구(79건), 송파구(72건), 성북구(62건) 순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물건을 갭투자로 보고 해당 통계를 집계한다.

서울 아파트 단지별로 보면 올 2월 한 달간 갭투자 상위 1, 2위는 모두 노원구 내 단지였다. 노원구 상계동 조흥한신아파트가 33건으로, 전체 매매 거래 272건 중 12.1%가 갭투자였다. 노원구 월계동 초안2단지는 14건으로 갭투자 비율은 13.2%에 달한다.

상계동 조흥한신 전용 85㎡는 올 2월 초 전세 3억2000만원을 낀 4억원에 매매됐다. 세입자의 전세금 3억2000만원을 차입 자본으로 활용해 4억원 아파트를 구입했다.

12·16 대책으로 고가주택에 대출이 중단되며 돈줄이 막힌 강남권의 갭투자는 줄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갭투자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82건에서 올 2월 14건으로 급감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63건에서 8건으로 급격히 줄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하와 보유세 증가, 집주인 실거주 요건 강화, 코로나사태 등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갭투자자들은 이런 기회를 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원구의 상계·중계·하계·월계동 일명 ‘4계동’ 지역에 갭투자가 많이 생겨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7월(4억3908만원)부터 8개월째 상승해 지난달(4억6070만원)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노원구 아파트 전셋값도 올해 1분기 0.37% 뛰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면서 갭투자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58.42%에서 올 1월 57.24%로 하락한 후 올 2월 57.35%, 지난달 57.37%를 기록하면서 소폭 상승했다.

노원구 아파트에 대한 지방 거주민의 매입 비율 역시 증가 추세이다. 서울(25개 자치구)에 살지 않는 지방 거주자(해외 포함)가 노원구 아파트를 구매하는 이른바 ‘상경투자’ 비율은 지난해 11월 21.5%에서 올 2월 23.4%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갭투자는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 매매가가 전세금 밑으로 떨어져 ‘깡통주택’이 될 위험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 교수는 “갭투자는 주택값이 출렁거리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주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입자는 전입신고 등을 통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춰놔야 한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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