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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년전 기마병의 말, 비단으로 감싸고 철 갑옷 착용
기마전의 생명은 말, 신체손상 없게 ‘마갑’ 제작
국립경주문화재硏, 경주 쪽샘지구 말 갑옷 재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기마군단 간의 전쟁에서 말이 부상을 입으면, 병사들에겐 치명적이다. 그래서 사람이 갑옷을 입었듯, 말에도 갑옷(마갑:馬甲)을 입히고, 투구(마주:馬胄)를 씌웠다.

4~6세기 유적인 경주 쪽샘지구를 발굴조사한 결과, 이곳에서 출토된 마갑은 철을 기본으로 하되, 비단과 마직물 등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단 등을 먼저 입히고 말 신체 모양에 맞춘 철옷을 덮었다.

격렬한 전투과정에서 철 갑옷이 말 몸체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왕족·귀족의 옷감, 비단견직(緋緞絹織)물을 활용한 것이다.

1500~1700년전 말 갑옷 재현◇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의 집약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출토된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으며, 말투구, 재갈, 안장, 등자(鐙子, 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되어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되었다.

말 갑옷 마갑.
말 투구 마주.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비단, 마직물을 파악했으며,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하였다. 정대홍 연구사는 “기마전의 특성상 측면공격을 당해도 마갑이 튼튼해 적의 무기가 튕겨져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흙덩이에 뒤엉킨 마갑을 18개월에 걸쳐 분리해 냈으며, 4000일 가량 연구를 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0년에 걸친 연구성과를 토대로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해 본뒤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보고 그 활동성을 분석하는 작업도 벌였다.

디지털영상기술을 활용한 마갑 철분 밀도 성분 등 분석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보고서와 말 갑옷 재현품으로 올 상반기에 전시를 개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들이 고대의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전시 외에도 신라 기마문화와 관련된 연구와 활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이 보고서는 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gyeongju)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마갑 마주 연구보고서 겉표지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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