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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라는데 고점 뚫는 초고가아파트…‘딴 세상 얘기’ 재확인
아크로리버파크 52억5000만원 신고가
한남더힐·갤러리아포레서도 잇달아
‘특수사례’ 불과…고가주택시장 위축 전망 무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권을 중심으로 침체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15억원 이상 초고가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잇달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 규제나 시장상황에 얽매이지 않는 현금부자들의 나 홀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54㎡는 지난달 10일 신고가인 5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거래금액인 51억원에서 1억5000만원 뛴 금액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2월29일 최고가(34억원)에 근접한 3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3.3㎡당 1억원을 기록한 주택형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헤럴드경제DB]

서초구 잠원동의 재건축단지인 ‘신반포2차’ 전용 137㎡도 지난달 5일 30억9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고점(29억35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0일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지난해 5월 마지막 거래보다 6억원 뛴 45억원에 손바뀜 됐다. 같은 날 고급빌라인 강남구 삼성동 ‘아델하우스’ 전용 206㎡는 지난해 나온 신고가와 같은 금액인 29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보다 앞서 강남구 개포동 ‘상지리츠빌’ 전용 161㎡도 2월12일 21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거래가 많지 않은 초고가 매물인 탓에 직전 거래는 2017년9월 17억원에 이뤄졌다.

강북 주요 초고가 단지에서도 신고가가 이어졌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59㎡도 직전 거래보다 1억2000만원 뛴 20억7000만원에 지난달 5일 거래됐다.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168㎡도 같은 날 4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15억원이 넘는 초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을 금지해 돈줄을 조인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서울 곳곳에서 급매가 나타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최근에는 보유세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강남·서초구 일대 중개업소는 시장에 기존보다 수억원 떨어진 초급매와 신고가 거래가 혼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신고가는 초고가 주택의 희소성과 사생활 보호에 보다 초점을 둔 전형적인 현금부자들의 매입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동 A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단지는 매물이 매번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물건이 최근에서야 나왔거나, 7~8년 후 가치 상승을 내다보겠다는 등 개인적인 사유로 매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초고가 주택을 매수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어서 경기와 상관없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값을 내린 급매물을 노리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선호하는 매물은 원하는 만큼 가격이 빠지지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층이나 방향에 따른 가격 차이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런 특수사례를 제외하면 고가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남권 VIP 자산관리 담당자는 “고가 주택 보유자 중에서는 병원이나 큰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개인사업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쇼크 상태”라며 “이들 사이에서는 가장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게 주택이라는 생각이 커서 더 내린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투자심리가 꺾인 상태에서 고가 부동산 매입 의사결정이 계속 이어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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