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유도무기 비궁이 발사되고 있다.[사진=방위사업청]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해상으로 기습침투하는 적 고속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국산 지대함 유도무기 '비궁'이 미국 국방부의 평가시험을 통과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방위사업청은 '비궁'이 국산 유도무기 최초로 미국 국방부 주관 해외비교시험(FCT)에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비궁은 미 국방부 평가단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에서 10발 발사해 10발 모두 명중시켰다. 시험장 내에서는 숨죽여 지켜보던 연구·개발진과 평가단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험은 지난해 10월 국내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미 평가단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시험 결과를 뒤늦게 공개한 이유에 대해 "평가 결과의 공개 시한이 정해져 있어 평가 직후 공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FCT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미국 동맹국의 우수 무기체계 및 관련 기술을 미 국방부 차원에서 시험·평가하는 절차다. 이 평가에 통과하면 미국 무기체계 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어 유럽 등 방위산업 선진국에서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비궁은 고속정 등 해상 이동표적에 대응하고자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 개발 완료한 직경 2.75인치(6.985cm) 유도로켓이다. 7㎝ 미만 직경에 유도조종장치를 탑재하고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차량에 탑재하는 유도로켓으로서 기동성이 우수하고, 차량 자체에 표적탐지 및 발사통제장치를 갖춰 단독 작전이 가능하다.

비궁은 현재 해병대의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운용 중이며, 오는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가 전력화 예정이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비궁은 개발이 본격화되기 전 핵심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및 LIG넥스원 등 정부와 민간 방산업체가 유기적으로 공조해 개발한 무기체계"라며 "이번 FCT 평가 통과는 해외에서 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성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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