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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코로나 뉴노멀 라이프

지난 주말이다. 갑갑해 하는 아이 손을 잡고 큰마음 먹고 시장에 갔다. 사탕가게를 향했다. 현란한 기술로 직접 주인이 신통방통 모양의 사탕을 만들어 파는 조그마한 가게다.

요즘 핫한 가게답게 벌써 긴 줄이 생겼다. 앉은 자리 하나 없는 좁은 가게와 긴 마스크 부대. 그 속의 나. 가슴이 답답했다. 앞뒤로 스치는 옷깃에 나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묘한 경험이었다. 이리 인파를 무서워할 줄은. 코로나19가 내게 선사한 ‘인파공포증’이다.

요즘 하루를 시작하면, 요일부터 확인한다. 오늘은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5부제 요일이다. 휴대폰을 열어 추가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고, 동네 확진자 동선을 보려고 구청 블로그에 접속한다. 눈에 띄는 몇 곳의 동선이 나오면 지난 며칠 행보를 반추한다.

재택근무는 마치 여행 같았다. 여행이 특별한 건 일상이 아닌 낯섦 때문이다. 때문에 여행이 특별한 건 거기까지다. 그 낯선 공간에 거주하게 된다면 여행은 일상이 된다. 재택근무도 그렇다. 재택근무가 특별한 건 불과 며칠 뿐. 여행 같은 특별함은 사라지고, 자가격리된 업무는 일상의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코로나가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제 변화는 일상이 됐다. ‘뉴노멀 라이프’다. 마스크가 재테크 수단이 되고, 인파를 기피한다. 재택근무가 익숙해지고 동료와 대면하는 게 낯설다.

이 시대의 ‘뉴노멀’은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일상처럼 벌어질 때를 말한다. 시장도 ‘뉴노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이후 미 다우산업지수는 매일 1000~2000포인트씩 지수가 급등락한다. 전일대비 1985포인트(13일)가 급등하더니 다음 거래일엔 2997.10포인트나 급락했다. 그나마 코스피는 추세적으론 나은 편이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니 말이다. 바닥을 모를 뿐이다.

요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증시 전망에 고개를 내젓는다. 현 국면에선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토로한다. 요즘 시장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경신’이 쏟아진다. 급등도 급락도 경신이다. 평소 같으면 놀랄만한 변화인데, 이젠 이마저도 익숙해지고 있다.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하루동안 무려 24.4%나 급락, 20.37달러까지 미끄러졌다. WTI가 20달러 밑을 위협한다는 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동학개미운동’이란 웃픈 신조어가 돌고 있다. 외국인 매도로 폭락하는 코스피를 개미가 대거 매수하며 부양하고 있다는 의미다.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개인투자자는 15조원 이상 주식을 쓸어 담았다. 3월에만 불과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7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젊은층이 대거 주식 매수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시장은 역대급 변동성을 경고하지만, 이 역시 반복해 경험하다보니 뉴노멀해진 것 같아 우려스럽다.

동학농민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의 원거리 무차별 폭격에 전멸했다. 결기와 의지가 부족했던 게 아니다. 총이 모자랐고 사거리가 부족했다. ‘동학개미운동’은 과연 외세를 이겨낼 준비를 마쳤는가. 뉴노멀이 끝나는 순간. 일상 속 뉴노멀은 이내 극복되겠지만, 뉴노멀 투자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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