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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없는 사회…무조건 좋은걸까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신용카드 사용률이 높은 가운데 최근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의 급속도로 편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앞서 진입한 국가에서 현금 접근성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만큼 대응 마련이 전제돼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최근 현금 없는 사회 진전 국가들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에서 고령층, 벽지 거주민, 장애인을 중심으로 관련 폐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은행 자동입출금기(ATM)가 줄며 꼭 필요할 때 현금을 인출하기 힘들어졌다. 벽지에 사는 이들은 ATM을 찾기 위해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2018년 스웨덴의 ATM 수는 2014년 대비 21.2% 줄어들었고,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상인들이 현금결제를 거부하는 일도 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금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중이 2014년 27%에서 2018년 45%로 크게 뛰었다.

한은은 “이들 국가에서 고령층과 장애인이 현금 사용에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지급수단이 사라진다는 점, 디플레이션 시기 안전자산인 현금에 투자하기 어려워지는 점, 소수의 민간 지급결제업체가 시스템을 독과점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 2014년에서 2018년으로 넘어오며 ATM이 2.1% 줄어드는 데 그쳤고, 국민 10만명당 ATM 수 자체도 많아 당장 현금 이용에 불편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한은은 “현금 없는 사회를 수용하던 스웨덴 중앙은행도 최근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현금 접근성은 보장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며 “한국도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현금 접근성, 현금사용 선택권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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